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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수필

착한 사람 박수홍,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

by 댄초이 2021. 3. 31.

포털의 연예면을 장식하고 있는 방송인 박수홍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그의 이야기를 다루는 뉴스 몇 가지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제가 남의 인생을 논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걸 알지만, 일반인 분들 중에도 이렇게 가까운 지인에게 배신당하거나 속상한 일이 많으신 분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제 생각을 적어서 노출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어 이 글을 적습니다. 

 

박수홍은 착한 사람, 그의 형과 가족은 나쁜 사람

세상의 모든 이치를 이분법적 사고로 나누어서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쁜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도둑놈 이야기도 들어보면 다 자기 사정이 있고, 착한 사람도 더러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꼭 착하지만은 않은 반전의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여주는 선인과 악인의 대결이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실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그 누구도 절대 선하거나 절대 악하지도 않습니다. 

 

박수홍은 착한 사람인 거 같습니다. 사연을 들어보고, 그의 부모님에 대한 깊은 마음 씀씀이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그는 착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둔한 사람입니다. 그는 지혜롭지 못한 사람입니다. 

 

박수홍의 형과, 형수, 조카는 나쁜 사람인 거 같습니다. 실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아서 100%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도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는 조건에는 거의 완벽히 부합합니다. 

 

공과 사의 구분

제가 독일에 살면서 독일 사람들의 정(情) 없음을 자주 느끼며, 그 일면을 글로서 가끔 남겨드렸습니다. 

 

반면에 한국분들은 인간에 대한, 특히 지인이나 인척에 대한 정이 너무 깊습니다. 이로 인해 생기는 공과 사의 벽이 무너짐이 항상 문제가 됩니다.

 

이제는 거의 없어졌지만, 과거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보증문제, 돈 문제 등의 사적인 영역뿐 아니라, 각종 공적인 업무에서도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영향으로 각종 불공정과 비리가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습니다.    

 

금융교육 전무한 한국 교육

학창시절에 여러분은 금융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사회라고 하는 과목에서 잠깐 배우기는 하지만, 각종 용어와 그 용어의 이해에 대해서만 배우지, 나의 미래 실생활에 실제 필요한 금융지식에 대해서는 전혀 배우지 않습니다. 

 

가령, 부동산 계약서의 약관을 읽어보고 어떤 내용이 있는지 공부한다든지, 은행의 금융상품에 대해서 공부하거나, 보험 상품에 대해서 알아본다든지 하는 실제 생활에 필요한 것은 국가가 가르치지 않습니다. 복리상품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증권투자가 어떤 것인지 전혀 배운 적이 없습니다.  

 

개인에게 정보가 없으면, 즉 금융지식이 없으면 금융상품을 파는 금융기관에 당신은 매번 당하게 됩니다.

 

지인의 보험 권유에 착한 사람인 당신은 필요도 없는 보험상품에 덜컥 사인을 하고, 거래 은행에서 제시하는 금융상품(펀드상품)에 훌러덩 넘어가서 사인하게 됩니다. 은행에서 미는 금융상품은 당신에게 좋은 상품이 아니라, 은행 자체 마진이 큰 금융상품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돈에 대해 말하기를 멀리하는 한국사회

돈에 대해서 꼬치꼬치 따지고 드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야박하다고 핀잔을 줍니다.

'그냥 너가 알아서 해'라고 친구나 친지에게 쿨하게 말하는 당신은 멋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화가 모든 문제를 일으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가 자본에 대해서 알기를 터부시 한다면 우리는 돈의 배신을 필연적으로 겪게 됩니다.  

 

집 앞에 떨어진 돈과 금

어떤 사람이 만약 자신의 돈이나 금을 실수로 집 앞에 두었다고 가정합시다.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 현관문 앞이라고 칩시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그 집 앞에 놓인 돈을 보게 됩니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정직해서 그 집 초인종을 눌러 돈이나 금이 떨어져 있음을 집주인에게 알려줍니다. 더러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집어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해외는 어떨까요? 거의 95% 이상 주워간다에 제 손모가지를 겁니다. 그들이 정직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이건 주인 없는 것이야'라는 편한 마음으로 주워갈 겁니다. 막 주워서 주머니에 넣었을 때, 주인이 갑작스럽게 문을 열고 나타나더라도 전혀 당황하지 않을 겁니다. 돈의 주인이 그 사람이 맞는지 해명이 되면 돌려주겠지만, 바로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은 훔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위의 두 가지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해외에 사는 외국인들은 정직하지 않고 한국인들이 더 정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예,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우리는 문 앞에 돈을 놓아둔 집주인의 실수에 대해서도 논해야 합니다. 착한 사람 박수홍은 자신의 돈을 집 앞에 30년을 그냥 둔 거와 진배없습니다. 

 

 

착한 사람 박수홍

그가 그의 형에게 매니저 일을 맡기고 형이 그의 1인 기획사 대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언론 기사를 통해 접했습니다.

사적으로 그들은 형제지간이지만, 공적으로는 기획사 대표와 계약한 소속 연예인입니다. 

 

만약 박수홍씨가 다른 일반적인 기획사와 계약했다면, 그는 당연히 자신의 계약금과, 광고료, 출연료 등에 대해서 꼼꼼히 챙겼을 겁니다. 그러나, 그는 지난 30년 동안 형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그의 수입으로 벌어들여 모은 자산이 형 가족의 명의로 되어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고 합니다. 

 

공과 사를 전혀 구분하지 못한 박수홍 씨입니다. 그는 여전히 착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혜롭지 못한 사람입니다.  착한 사람으로 사는 것은 본인에게는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에게 때론 이런 시련을 안겨줍니다. 

 

박수홍 씨가 건강하고 밝은 모습의 방송인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그날을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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