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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에세이 수필

파리, 두 남자의 대조

by 댄초이 2021. 3. 19.

환상의 파리

프랑스 파리는 많은 한국 여성분들에게 낭만의 도시로 여겨집니다. 파리에 대한 많은 글들을 보셨을 테고, 다녀가신 한국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파리를 무척 싫어합니다. 우선, 프랑스 사람들이 맘에 안 듭니다.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영업하다 만난 사람이 전부지만, 하나같이 거래하기 껄끄럽고 까다롭고 협상이 어려운 족속들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말입니다.

 

 

 


사진 한컷에 담긴 Contrast 

 업무상 파리를 방문하는 것은 정말 가끔인데 차를 타고 5~6시간을 달려갔다 미팅하고 바로 돌아오는 것이 너무 피곤해서 당시에는 고속열차 TGV를 쾰른에서 타고 파리로 이동했었습니다. 당일치기 출장이라도 기차 출장은 한결 여유가 있습니다. 몸이 아주 편합니다. 

 

미팅을 마치고 기차역으로 이동했고, 기차 시간 전에 간단히 식사를 하러 기차역 인근 식당에 들러서 창가에 자리하고 앉았습니다.  

 

사진을 유심히 봐주시죠. 저는 식탁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식사
식사하다말고 한 컷 찍었습니다. 

우선 사진 속 바닥을 보시면 희끗희끗 껌딱지가 보입니다. 지저분합니다. 파리 시내가 전부 이렇습니다. 별로 깨끗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사진에 등장하는 한 남자 때문이었습니다.

 

감추어진 주방에서 전달된 음식들을 제 허기진 배에 막 집어넣기 시작하다 무심결에 머리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다 한 남자를 봤습니다. 사진 속 남자는 쓰레기통을 한참이나 세세히도 뒤졌습니다. 어느 순간 손을 연신 입으로 가져가더니 먹는 시늉을 계속했습니다. 실제로 뭔가를 계속 먹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식사를 멈추고 그의 행동을 계속 지켜봤습니다. 그가 저의 시선을 느끼지 않을까 조심하면서 봤습니다. 그는 먹는 일에만 열중했습니다. 혹시나 그가 저의 얼굴 앞까지 와서 애처로운 얼굴 표정을 지을까 하는 작은 두려움도 슬쩍 올라왔습니다. 

 

제 접시에 담긴 감자칩이나 빵 한 덩이라도 들고나가서 그에게 주고 싶은 마음도 일었지만, 선뜻 일어서기가 뭐했습니다. 그것이 좋은 행동인지 판단도 서지 않았습니다.  

 

이내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뭐가 잘나서 남이 해주는 음식을 식탁에 앉아서 이렇게 편하게 먹고 있고, 저 남자는 뭘 잘못해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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