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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재독한인 생활상

독일 이민 역사, 가로등 없는 고속도로, 독다니엘 고향, 한인 성당 가는 길

by 댄초이 2021. 2. 8.

 

독일 이민 역사, 가로등 없는 아우토반

독일 쾰른 한인 성당 가는 길에, 가로등 없는 아우토반과 광부와 간호사로 오신 분들의 이민 역사를 살짝 맛 보여드릴께요. ​

 

육회를 집에서 만들어 먹었어요. 대단하죠?

 

육회

 

날이 또 꾸질 꾸질 하고 춥네요. 주말을 맞이하여 잡채도 해 먹었습니다. 배달시켜 먹을 데도 없고, 식당도 다 문 닫았고 별 수 있나요, 먹을 생각을 접던가 만들어 먹어야죠!

 

 

잡채

 

오늘 쾰른 성당에서 우리집 마나님께서 미사에 참석하고 싶으시다 하여, 에스코트해주고 왔습니다.

저는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신부님, 목사님과 두루 친분이 있죠. 다들 저를 올해의 목표로 삼으시는데, 절대 안 넘어가죠. 코 꿰기 싫어요. 종교의 자유는 중요하고, 나의 자유의지는 누구도 못 이기죠. 


자, 출발합니다!!

 

 

동네
동네를 막 벗어나, 고속도로 들어가기 전 사거리. 끝없는 지평선 밑으로 전부 농토에요. 저 농토의 절반 이상이 동물 먹이용 작물을 키운다고 하네요. 사람이 먹을 식량이 아니고요. 

 

일요일 오전 10시경, 차들이 제법 다니네요.

 

 

차량

 

황량한 도로가에서 말을 싣고 달리는 차량이 보이네요. 밑에 사진 보세요.

 

 

말끄는 차
파란색은 아마 말 등잔을 덮은 담요 같아요. 

 

독일에서는 이렇게 레저용으로 말을 소유한 분들이 한적한 시골길이나 산책길에서 말을 타기 위해 저렇게 말을 태운 무동력 차량을 뒤에 매달고 다니는 걸 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요. 

 

참 부러워요. 우리는 언제 저런 호사를 일반일들도 누릴 수 있으려나. 말들이 꽤 비싸요 사실.

 

타는 말이라고 하면, 삼성이 사줬다는 수십억짜리 정유라의 말이 떠오르는군요. 정유라, 엄마인 강남 아줌마 최순실, 그녀의 집사이자 돈 관리인이라고 알려진 데이비드 윤의 주 무대가 여기 독일이었죠. 그들의 막대한 비자금이 이 근처를 두둥실 떠돌고 다닐텐데.

 

이야기가 많이 옆으로 샜네요. 용서하시고요 하하.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독일에는 말목장이 정말 많아요. 도처에 있죠. 우리 동네 인구 3만도 안 되는 도시에도 근처에 말 목장이 대략 10개는 되는 거 같아요. 그런 목장에 일반인들이 자기 말을 맡기죠. 주말에만 와서 타고요. 물론, 일반인이나 아이들이 승마를 배우기도 합니다. 여자 아이들 자세교정에 좋다하여 아이들이 많이 다니죠.


아래 사진 보시죠.

 

아우토반

 

독일하면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이 유명한데요, 그렇지만 이렇게 곳곳에 속도제한을 두기도 해요. 

 

환경단체에서는 소음, 환경공해 등의 이슈를 사유로 무제한 고속도로 정책을 철폐해야 된다고 요구하고 있어요. 맞는 말이긴 한데, 세계 유일무이한 자랑거리가 없어진다고 하면 무척 아쉬울 듯해요. 

 

다리를 건너고요,

 

다리

 

황량한 라인강이 보이네요. 

유럽에서는 제법 큰 강이지만, 우리의 한강에 비하면 상당히 작죠. 낙동강 정도 크기 될까싶어요.

 

라인강

 

터널도 서너번 나오고요.

저 터널 뚫는 대형 굴착기 혹은 그런 장치 핵심 기술이 독일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오래전에 들었던 거 같아요. 한국도 이제는 독자적으로 가능하겠죠? 

 

터널

 

거의 50분을 달려 이제 고속도로 밖으로 나가요. 가는 길 대략 60km인데 45분 걸리네요. 국도도 제법 가야 돼서요.

​이제 아우토반 나가요.

 

출구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한국에서 비정상회담의 독일 대표로 유명해진 독다니엘(다니엘 린더만)의 고향으로 유명한 도시로, 랑엔펠트, Langenfeld라고 해요. 여기에 한인 성당이 있죠. 

 

 

쾰른성당

 

위 사진 중앙에 우뚝 솟은 둥그런 원통형 조형물은 생긴 걸로 봐서는 Wasserturm(바써툼), 타워네요

각 지역 마을마다 이런 바써툼이 자주 목격되는데, 과거에 농사지을 물을 가둬두는 장치였다고 해요대단하죠?

물탱크를 안에 두고, 파이프의 수압을 조절해서 물을 저장했다고 하는데, 믿기지가 않네요. 작동원리는 잘 모르겠어요.
물을 가두기 위해 저수지가 아니고, 저런 높다란 탑을 세웠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돼요. 

저 바써툼 꼭대기에 십자가가 있고요, 뒤편이 아담한 성당 건물이에요.

 

 

성당 입구

 

 

독일은 개신교가 발현한 나라잖아요? 루터의 종교개혁 생각나시죠? 그런데, 생각 외로 가톨릭 신자 수와 개신교 신자 수가 비슷하다고 해요.

현재 이슈
독일 사람들이 이상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이틀만 나오는 신자가 대부분이에요. 이건 유럽 전체가 그렇다고 해요. 

 

 

 

기독교 발원지 유럽에서는 신자가 확 줄고 있고, 제3세계에서는 크게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독일의 많은 교회(가톨릭, 개신교 모두)들이 일반 상업적인 회사들에 매각되는데, 심지어 춤추는 클럽으로 개조되기도 한다네요.

신자들이 정기적으로 나오지도 않고, 독일 사람들이 헌금도 쥐꼬리만큼만 하니 재정이 좋을 리가 없죠. 대부분 오래된 건물이라 수리보수는 해야 되는데, 돈이 없으니 교회를 파는 거죠.

사제(신부, 수녀) 숫자도 계속 줄어서  신부님이 2~3군데 성당을 맡아서 하시기도 한다네요.

아래 사진은 한국에서 파견 오신 신부님이 기거하시는 사제관인데 3~4년 정도 머무신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세요.

 

사제관

 

아래는 성당 들어가는 입구 사진이에요.

 

성당 벽

 

벽면 위쪽 디자인이 상당히 모던하죠?

 

아래 사진 왼쪽이 미사보는 건물이고요, 내부는 비신자인 제가 언뜻 보기에도 유럽의 오래된 성당, 교회의 내부와는 사뭇 달랐어요. 뭐랄까, 독일인을 닮아 상당히 심플해요.

 

 

미사건물

 

2020년이 쾰른 한인 성당 50주년 기념되는 해였어요. 

원래는 정말 큰 행사를 준비하셨다고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아주 약식으로 진행되었어요. 아래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분이 한국 신부님이신데, 충청도 청주교구에서 파견 나오셨어요.

 

50주년

 

50주년을 기념해서 건물 벽에 사진들을 몇 개 붙여놓았네요.

 

아래 사진에 보이는 남자분들 여자분들 대부분 1960~70년대에 광부나 간호사로 오신 분들이세요.

맨 오른쪽 분은 신부님 이시고요. 미사 이후에, 모여서 식사 준비하시는 모습이세요. 저도 염치 불고하고 여러 번 얻어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광부 간호사

 

여러분들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한국이 막 개발을 시작하던 1960~70년대에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많이 파견했었죠. 1회성이 아니라 몇 년을 계속 보냈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 이민 와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들을 기회가 가끔 있었어요. 저희 집에서 성당분들의 모임이 있거나 하면, 제가 신자가 아니지만 강제로 참석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식사 후에 담소를 나누며 술 한잔 할 때, 어르신들의 라떼 이야기를 많이 듣게 돼요. 담담하게 이야기하시지만, 그분들 한 분 한 분의 사연은 드라마를 찍어도 될 거예요. 다들 집안 사정 때문에 독일 노동자로 오셨죠. 

 

독일에서는 이분들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정말 좋게 만들어주셨어요. 한국인들이 또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합니까? 광부로 오신 분들도 정말 일 열심히 하시고, 간호사로 오신 분들도 그분들이 한국에서 유교의 영향으로 어른들에게 깍듯하시잖아요?

 

그런데, 일은 또 엄청나게 고단하셨다고 해요. 젊어서 오신 한국인 간호사분들이 주로 하시는 일이 요양원 같은 곳에 있는 중증환자, 나이 많은 노인들을 힘써가며 일으켜 세우고, 씻기고 밥 먹이고, 똥 기저귀 갈고, 옷 갈아입히는 그런 험한 일을 하셨어요.

 

독일인 간호사들과는 달리 한국인 간호사 분들은 정성껏 한국인의 정을 줘가며 얼마나 잘 돌봐드렸겠어요? 그래서, 신문에 '한국에서 온 천사'라는 타이틀로 글이 실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가족과 떨어져 병들어 외롭게 늙어가는 독일 노인들 눈에, 정성껏 자신을 돌봐주고 말 걸어주는 한국인 간호사들은 정말 천사였을 거예요. 

 

독일 사람들이 대체로 엄청난 거구들이에요. 한국의 연약한 간호사분들이 그 거구의 독일 노인들을 몸을 써가며 돌보았으니 참 고생 많이 하셨죠.

 

남자 어르신들은 또 그 막막하고 컴컴한 탄광에서 얼마나 고생하셨을까요? 집안을 책임지고 자신의 꿈을 접고 이곳에 오신 그분들의 눈물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래는 공로상 사진 같아요. 역대 회장님들과 오랫동안 봉사하신 분들이시겠죠. 

 

공로상

 

아래 사진에 제 아들도 있네요. 지금은 무교를 선언했죠. 저희 집은 무한한 종교의 자유가 있죠.

저건 어디 야외미사 갔다가 복사들이 입는 옷을 입었네요. 제 아들은 복사 안 했는데, 그냥 사진 찍느라 입혔다고 하네요.  

 

천주교회 복사

 

아래 게시판 공고물들이 참 쓸쓸하네요. 보아주는 이 거의 없으니. 

 

성당 게시판

 

조금 어두워져서 등에 불이 들어오네요.

 

 

그리스도 왕의 교회

 

이 성당 이름이 Christus König Kirche인데, 번역하면, '그리스도 왕의 교회'네요'교회'라는 일반명사는 독일에서는 성당과 개신교회를 통칭해서 써요. 

원래 독일 성당이었는데, 독일인들 신자가 줄고 해서, 이곳을 한국 천주교회가 임대해서 쓰고 있어요. 청주교구 소속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청주교구 소속 신부님들이 부임 오세요.

 

 

성당 내부
미사보는 쪽을 살포시 사진 찍어 봤어요. 미사중인데 신도분들이 거의 안 보이네요. 

 

평소에는 200명 가까운 분들이 참석하신다는데, 요즘은 정말 소수만 오시나 봐요. 

 

미사참석

 

코로나 락다운으로 많은 신자분들이 안 나오세요. 고령이신 분들이 많으셔서 특히나 조심해야 돼요. 독일은 감염자가 2백만 명을 넘은 지 좀 됐죠. 인구 40명당 1명이 걸렸어요. 상상이 가세요? 

 

아래 조명 밝힌 성당이 꽤 멋있지 않나요?

 

성당 조명

 


이제 집으로 갑니다. 

 

어두운 아우토반

 

독일 고속도로의 특징은 가로등이 없어요

빛 공해를 줄여, 식물이나 동물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대단하죠? 가로등이 없는 대신에 형광물질을 담은 짧은 기둥 같은 걸 사이드에 주욱 세워놔서, 달리는 차량에서 나오는 헤드라이트 불빛에 반사된 빛으로 진행방향의 도로가 어느 정도는 보여요. 처음에는 몹시 어둡다고 생각했는데적응되니 괜찮네요.

사람의 편의만 생각하지 않고 자연을 생각하는 넓은 독일인들이 존경스럽네요.


독일 교민들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60~70년대 파견 오신 광부, 간호사 분들이 지금은 나이 들어 70~80대가 되셨고, 그분들의 2,3세가 살아가고 있고, 최근에는 독일에 학생으로 왔다가 정착해서 사는 분들도 꽤 계시고, 저같이 파견자로 왔다가 눌러앉은 분들, 작심하고 가족 모두 이민 오신 분들이 모두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어요.  

 

독일 사회에 어느 정도 녹아들며 살지만, 한국인들인지라, 이렇게 성당이나 교회(드물지만 절도 있답니다), 한글학교 등을 통해서 서로 정을 통하며 살아요. 골프,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동호회같은 스포츠 여가활동으로 서로 만나기도 하고요, 엄마들은 그냥 서로 정기모임 가지기도 하시죠. 친인척이 없으니, 이런 식으로 사회활동을 해요. 

 

오늘도 나름 신선한 글을 쓰려고 노력한 댄초이 였어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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