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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에세이 수필

밤하늘에 관한 당신의 상식을 업그레이드 해드립니다

by 댄초이 2021. 5. 30.

허무맹랑한 우주 타령

저는 가끔 우주에 관련된 유튜브를 봅니다.
원시 인간의 유목민 DNA가 남아있는 나는 밖을 돌아다니지 못하는 욕구를 가끔 보는 우주 다큐를 통해 해결하고 있는 거 같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재미도 없는 것을 왜 그렇게 맨날 쳐다보냐고 저의 가족들은 의아해합니다. 내가 우주에 대해서 신기한 몇 가지를 말해줄라치면 한 문장만 듣고는 딴짓을 하고, 그딴 거 관심 갖지 말고 제발 현실적이고 쓸모 있는 것을 알아보라고 핀잔을 하기 일쑤입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런데, 이런 것에 끌리는 걸 어떡하나요?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저같이 우주 관련 다큐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싶지 않은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준비했다.

목적은 단 하나다. 몰상식을 면하게 해 드리겠다!

이 글을 읽는데 단 5~10분만 투자하시라!

여러분은 밤하늘에 대해 한국인 5% 안에 드는 상식을 장착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이미 우주에 대해 상식 있는 분들에게 이 글은 시간낭비니까 패스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미시 세계

미시 세계라 함은 원자, 전자 뭐 그런 애들, 즉 물리 교과서에 나오는 어렴풋한 이야기입니다.

우주 이야기한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원자 이야기를 꺼내냐고 하실 텐데, 원자들의 세계, 즉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이런 미시세계가 놀랍도록 우주의 구조(=거시 세계)와 닮았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려고 하는 마음에서 간단히 적습니다.

  • 온 우주의 모든 물질은 원자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신의 몸도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 원자구조는 중심에 원자핵(양성자/중성자)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다.


위 내용은 중고등학교 시절에 들은 기억 나시죠?
여기서 기억해야 될 사실은 원자가 사실상 거의 텅 빈 공간이라는 사실입니다. 누군가 쓴 글에서 기가 막힌 표현을 빌어오면 이렇습니다.

  •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있습니다. 1개의 원자 크기를 상암 월드컵 경기장만큼 확대시킵니다.
  • 확대한 축구 경기장은 원자에 해당한다고 칩시다. 원자 안에는 원자핵과 전자가 있습니다.
  • 축구 경기장 중앙에 탁구공이 놓여있습니다. 탁구공은 원자핵에 해당합니다. 정말 작죠?
  • 축구 경기장 가장자리로 탁구공보다 엄청나게 작은 전자가 돌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원자를 축구장 크기로 확대해도 전자는 아직도 너무 작습니다.
  • 즉, 축구 경기장(원자)은 거의 99.999999% 텅 빈 공간입니다.
  • 원자를 이루는 원자핵과 전자의 거리는 정말 정말 멉니다.

위의 간단한 원자구조(미시세계)가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다 보면 거의 유사하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칩니다.


행성/항성/은하란?

  • 행성: 지구와 같이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돌/흙 덩어리 혹은 기체 덩어리. 항성의 중력에 끌려 주위를 돈다.
  • 항성: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행성들을 중력의 힘으로 빙글 돌게 만든다.
  • 은하: 행성과 항성을 거느린 집단. 은하 중심 부근의 블랙홀들이 은하 내의 항성과 행성을 중력으로 잡아둔다.

아래 표를 한 번 주의 깊게 봐주세요. 개념이 잡힐 겁니다.

명칭 행성 항성 은하 은하군 (초)은하단
이름 지구 태양(계) 우리은하 국부은하군 라니아케아 초은하단
설명     4,000억개의 항성 (태양포함) 보유 최소 80개 은하 집단
서로 끌어당김
은하군 수백개의 집합
수백만개 초은하단 존재
직급 사원 과장 부장 본부장(이사) 작은 계열사 대표

맨 마지막의 초은하단도 사실 최소 수백만 개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우주의 크기가 정말 숫자로는 가늠이 안되죠. 계열사(초은하단)를 수백만 개 거느린 게 우주라는 초거대 그룹입니다. 참으로 초라한 지구를 아래와 같이 표현해봤어요.

우주 : 지구 = 지구 : 모래 한 알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태양계. 실제 행성 사이의 거리는 행성의 크기에 비해 너~~~무 멉니다. 

 

  •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하죠? 그런데 이게 그냥 도는 게 아닙니다. 스크류바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사에 난 모양같이 꽈배기 같이 태양 주위를 돕니다.
  • 왜냐하면, 태양도 무언가의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은 태양이 속한 우리 은하의 중심(=거대 블랙홀이 있죠)을 두고 빙글빙글 돕니다. 즉, 우리 은하에 속해서 빙글 돌고 있는 거죠.
  • 지구는 태양을 꽈배기 같이 돌고, 태양은 우리 은하 주위를 꽈배기 같은 방법으로 돌고, 우리 은하는 초은하단을 또 꽈배기 같은 방향으로 소용돌이 모양 치듯 도는 겁니다. 모든 것이 이런 'Ctrl+V(복사)' 방법으로 설명이 됩니다.
  • 우주의 대부분의 공간은 텅 빈 공간이며, '암흑에너지'라는 것으로 꽉 차 있다는 가설이 현재는 힘을 실어가고 있긴 합니다. 우주에 항성과 행성이 존재하지만, 전체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무시해도 될 만큼 작기 때문에, 미시세계의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텅 빈 공간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모형입니다. 신기하죠? 거시 세계와 미시세계는 놀랍도록 닮아있습니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은 항성인가?

제 생각에 한국 국민 95% 이상은 우리가 맑은 날, 밤하늘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무수한 반짝이는 것들이 태양같이 스스로 불타고 있는 항성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것은 완전히 틀린 답은 아니지만, 거의 빵점 수준의 답입니다. 왜 그런지 여지없이 당신의 상식을 업그레이드해드립니다.

  • 밤하늘에 빛나는 것들 중, 실제 항성(=태양같이 빛나는 것)은 없습니다.
  • 밤하늘에 빛나는 것들 중, 지구 같은 행성(스스로 타고 있는 않는 녀석들)으로는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있습니다. 태양빛이 반사되어 우리에게 보이는 것입니다.
  • 밤하늘에 빛나는 것들 대부분은 은하입니다.
  • 지구에서 태양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항성은 '프록시마'라고 하는 녀석인데, 약 4광년 떨어져 있고, 인류가 보유한 우주선을 타고 가면, 대략 1만 년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즉, 너~~~ 무 멀어서 지구에서는 육안으로 절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밤하늘의 별은 항성이 아니라, 은하라는 사실을 아셨죠?
은하 하나가 수천 억 개의 항성을 거느리고 있다고 알려드렸는데, 하늘에 보이는 하나의 별은 사실 수천억 개의 불타는 항성(별)이라는 겁니다. 이해하셨죠? 하나가 아니라 수천 억 개라고요!

당신이 밤에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어떤 반짝이는 하나는, 사실 수천 억 개의 별(항성)이 모인 은하입니다.

 


텅 빈 우주

우주가 너무 크고 하니까, 비유적으로 작게 축소해서 표현해보겠습니다. 그래야, 우주가 얼마나 텅 빈 공간인지 알 수 있습니다.

  • 100미터 달리기 트랙이 있습니다.
  • 출발선에 지름 1cm짜리 지구가 놓여 있습니다.
  • 도착선에 지름 1m짜리 태양이 놓여 있습니다.
  • 지구와 태양 사이 100미터에는 1cm보다 작은 수성과 금성이 있습니다.

이 텅 빈 공간이 사실 텅 비어있지 않고, 암흑물질(암흑에너지)로 채워져 있다는 이론이 등장했고, 설득력을 얻고 있고, 인류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현재 노력 중입니다.

그럼, 우리가 속한 태양계(태양과 졸개들) 바로 옆에 있는 다른 항성계는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요?

  •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에 도착하는데 500초, 약 8분 20초 걸립니다.
  •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다른 빛나는 별(항성) 간의 거리는, 약 4.3광년입니다. 즉, 빛이 4.3년 걸려 도착하는 거리입니다.
  • 태양을 지름1미터로 축소한 상태로 놓아두면, 가장 가까운 또 다른 항성계(태양)는 약 25,000 km 거리에 있습니다. 
  • 지름 1미터로 축소한 태양과 또다른 가장 가까운 지름 1미터 짜리 태양 사이의 거리인 25,000km는 빈 공간입니다.  

미세 세계(원자핵/전자)를 설명할 때, 공간의 99.99999%가 비어있다고 말씀드렸죠? 우주도 마찬가지로 99.9999%가 비어있습니다.


우주에 지구에만 지적 생명체가?

사람들은 우주에 인류만이 지적 생명체인가를 놓고 여러 의견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래와 같은 어떤 과학자의 말에 동조합니다.

이 넓은 우주에서 지구라는 먼지 같이 작은 곳에 사는 인간만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일 가능성은
사실상 무한대 제로에 가깝다.


우주에 우리 말고 또 누가 있을까?라는 질문은 이제 식상합니다.

 


믿기지 않는 빅뱅이론?

제가 처음 빅뱅이론을 접했을 때, 제 느낌은 설마? 그럴 리가? 어떻게 한 점이 이 광활한 우주의 출발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러시지 않았나요?

그런데 말이죠, 텅 빈 원자와 텅 빈 우주를 알게 되고 나니, 빅뱅이론이 더 이상 저에게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게 되더란 말입니다. 이렇게 텅 비어있다면, 뭔가로 압축한다면 엄청나게 압축할 수 있겠다 싶은 거죠.

여기까지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제 빅뱅이론이 조금 더 와닿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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