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맹랑한 우주 타령
저는 가끔 우주에 관련된 유튜브를 봅니다.
원시 인간의 유목민 DNA가 남아있는 나는 밖을 돌아다니지 못하는 욕구를 가끔 보는 우주 다큐를 통해 해결하고 있는 거 같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재미도 없는 것을 왜 그렇게 맨날 쳐다보냐고 저의 가족들은 의아해합니다. 내가 우주에 대해서 신기한 몇 가지를 말해줄라치면 한 문장만 듣고는 딴짓을 하고, 그딴 거 관심 갖지 말고 제발 현실적이고 쓸모 있는 것을 알아보라고 핀잔을 하기 일쑤입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런데, 이런 것에 끌리는 걸 어떡하나요?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저같이 우주 관련 다큐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싶지 않은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준비했다.
목적은 단 하나다. 몰상식을 면하게 해 드리겠다!
이 글을 읽는데 단 5~10분만 투자하시라!
여러분은 밤하늘에 대해 한국인 5% 안에 드는 상식을 장착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이미 우주에 대해 상식 있는 분들에게 이 글은 시간낭비니까 패스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미시 세계
미시 세계라 함은 원자, 전자 뭐 그런 애들, 즉 물리 교과서에 나오는 어렴풋한 이야기입니다.
우주 이야기한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원자 이야기를 꺼내냐고 하실 텐데, 원자들의 세계, 즉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이런 미시세계가 놀랍도록 우주의 구조(=거시 세계)와 닮았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려고 하는 마음에서 간단히 적습니다.
- 온 우주의 모든 물질은 원자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신의 몸도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 원자구조는 중심에 원자핵(양성자/중성자)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다.
위 내용은 중고등학교 시절에 들은 기억 나시죠?
여기서 기억해야 될 사실은 원자가 사실상 거의 텅 빈 공간이라는 사실입니다. 누군가 쓴 글에서 기가 막힌 표현을 빌어오면 이렇습니다.
-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있습니다. 1개의 원자 크기를 상암 월드컵 경기장만큼 확대시킵니다.
- 확대한 축구 경기장은 원자에 해당한다고 칩시다. 원자 안에는 원자핵과 전자가 있습니다.
- 축구 경기장 중앙에 탁구공이 놓여있습니다. 탁구공은 원자핵에 해당합니다. 정말 작죠?
- 축구 경기장 가장자리로 탁구공보다 엄청나게 작은 전자가 돌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원자를 축구장 크기로 확대해도 전자는 아직도 너무 작습니다.
- 즉, 축구 경기장(원자)은 거의 99.999999% 텅 빈 공간입니다.
- 원자를 이루는 원자핵과 전자의 거리는 정말 정말 멉니다.
위의 간단한 원자구조(미시세계)가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다 보면 거의 유사하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칩니다.
행성/항성/은하란?
- 행성: 지구와 같이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돌/흙 덩어리 혹은 기체 덩어리. 항성의 중력에 끌려 주위를 돈다.
- 항성: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행성들을 중력의 힘으로 빙글 돌게 만든다.
- 은하: 행성과 항성을 거느린 집단. 은하 중심 부근의 블랙홀들이 은하 내의 항성과 행성을 중력으로 잡아둔다.
아래 표를 한 번 주의 깊게 봐주세요. 개념이 잡힐 겁니다.
명칭 | 행성 | 항성 | 은하 | 은하군 | (초)은하단 |
이름 | 지구 | 태양(계) | 우리은하 | 국부은하군 | 라니아케아 초은하단 |
설명 | 4,000억개의 항성 (태양포함) 보유 | 최소 80개 은하 집단 서로 끌어당김 |
은하군 수백개의 집합 수백만개 초은하단 존재 |
||
직급 | 사원 | 과장 | 부장 | 본부장(이사) | 작은 계열사 대표 |
맨 마지막의 초은하단도 사실 최소 수백만 개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우주의 크기가 정말 숫자로는 가늠이 안되죠. 계열사(초은하단)를 수백만 개 거느린 게 우주라는 초거대 그룹입니다. 참으로 초라한 지구를 아래와 같이 표현해봤어요.
우주 : 지구 = 지구 : 모래 한 알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하죠? 그런데 이게 그냥 도는 게 아닙니다. 스크류바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사에 난 모양같이 꽈배기 같이 태양 주위를 돕니다.
- 왜냐하면, 태양도 무언가의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은 태양이 속한 우리 은하의 중심(=거대 블랙홀이 있죠)을 두고 빙글빙글 돕니다. 즉, 우리 은하에 속해서 빙글 돌고 있는 거죠.
- 지구는 태양을 꽈배기 같이 돌고, 태양은 우리 은하 주위를 꽈배기 같은 방법으로 돌고, 우리 은하는 초은하단을 또 꽈배기 같은 방향으로 소용돌이 모양 치듯 도는 겁니다. 모든 것이 이런 'Ctrl+V(복사)' 방법으로 설명이 됩니다.
- 우주의 대부분의 공간은 텅 빈 공간이며, '암흑에너지'라는 것으로 꽉 차 있다는 가설이 현재는 힘을 실어가고 있긴 합니다. 우주에 항성과 행성이 존재하지만, 전체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무시해도 될 만큼 작기 때문에, 미시세계의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텅 빈 공간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모형입니다. 신기하죠? 거시 세계와 미시세계는 놀랍도록 닮아있습니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은 항성인가?
제 생각에 한국 국민 95% 이상은 우리가 맑은 날, 밤하늘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무수한 반짝이는 것들이 태양같이 스스로 불타고 있는 항성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것은 완전히 틀린 답은 아니지만, 거의 빵점 수준의 답입니다. 왜 그런지 여지없이 당신의 상식을 업그레이드해드립니다.
- 밤하늘에 빛나는 것들 중, 실제 항성(=태양같이 빛나는 것)은 없습니다.
- 밤하늘에 빛나는 것들 중, 지구 같은 행성(스스로 타고 있는 않는 녀석들)으로는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있습니다. 태양빛이 반사되어 우리에게 보이는 것입니다.
- 밤하늘에 빛나는 것들 대부분은 은하입니다.
- 지구에서 태양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항성은 '프록시마'라고 하는 녀석인데, 약 4광년 떨어져 있고, 인류가 보유한 우주선을 타고 가면, 대략 1만 년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즉, 너~~~ 무 멀어서 지구에서는 육안으로 절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밤하늘의 별은 항성이 아니라, 은하라는 사실을 아셨죠?
은하 하나가 수천 억 개의 항성을 거느리고 있다고 알려드렸는데, 하늘에 보이는 하나의 별은 사실 수천억 개의 불타는 항성(별)이라는 겁니다. 이해하셨죠? 하나가 아니라 수천 억 개라고요!
당신이 밤에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어떤 반짝이는 하나는, 사실 수천 억 개의 별(항성)이 모인 은하입니다.
텅 빈 우주
우주가 너무 크고 하니까, 비유적으로 작게 축소해서 표현해보겠습니다. 그래야, 우주가 얼마나 텅 빈 공간인지 알 수 있습니다.
- 100미터 달리기 트랙이 있습니다.
- 출발선에 지름 1cm짜리 지구가 놓여 있습니다.
- 도착선에 지름 1m짜리 태양이 놓여 있습니다.
- 지구와 태양 사이 100미터에는 1cm보다 작은 수성과 금성이 있습니다.
이 텅 빈 공간이 사실 텅 비어있지 않고, 암흑물질(암흑에너지)로 채워져 있다는 이론이 등장했고, 설득력을 얻고 있고, 인류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현재 노력 중입니다.
그럼, 우리가 속한 태양계(태양과 졸개들) 바로 옆에 있는 다른 항성계는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요?
-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에 도착하는데 500초, 약 8분 20초 걸립니다.
-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다른 빛나는 별(항성) 간의 거리는, 약 4.3광년입니다. 즉, 빛이 4.3년 걸려 도착하는 거리입니다.
- 태양을 지름1미터로 축소한 상태로 놓아두면, 가장 가까운 또 다른 항성계(태양)는 약 25,000 km 거리에 있습니다.
- 지름 1미터로 축소한 태양과 또다른 가장 가까운 지름 1미터 짜리 태양 사이의 거리인 25,000km는 빈 공간입니다.
미세 세계(원자핵/전자)를 설명할 때, 공간의 99.99999%가 비어있다고 말씀드렸죠? 우주도 마찬가지로 99.9999%가 비어있습니다.
우주에 지구에만 지적 생명체가?
사람들은 우주에 인류만이 지적 생명체인가를 놓고 여러 의견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래와 같은 어떤 과학자의 말에 동조합니다.
이 넓은 우주에서 지구라는 먼지 같이 작은 곳에 사는 인간만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일 가능성은
사실상 무한대 제로에 가깝다.
우주에 우리 말고 또 누가 있을까?라는 질문은 이제 식상합니다.
믿기지 않는 빅뱅이론?
제가 처음 빅뱅이론을 접했을 때, 제 느낌은 설마? 그럴 리가? 어떻게 한 점이 이 광활한 우주의 출발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러시지 않았나요?
그런데 말이죠, 텅 빈 원자와 텅 빈 우주를 알게 되고 나니, 빅뱅이론이 더 이상 저에게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게 되더란 말입니다. 이렇게 텅 비어있다면, 뭔가로 압축한다면 엄청나게 압축할 수 있겠다 싶은 거죠.
여기까지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제 빅뱅이론이 조금 더 와닿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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