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가끔 보는 자의 엄선, 인생 영화 15선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요즘, 많은 분들이 넷플릭스에 빠져 계실 수도 있고 드라마를 보지 않던 분들이 드라마를 찾아보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편입니다. 올해에만 '스토브리그'와 '슬기로운 감방생활'을 봤습니다.
얼마 전, 한국의 한 노년의 배우가 미국에서 영화제 상을 줄줄이 타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고, 그녀의 쿨하고 솔직한 인터뷰가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분들이 추천하는 영화를 검색을 통해 찾아봤고, 이내 제 생각의 흐름은 나의 뇌리에 남는 인생 영화는 뭐가 있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메모지에 써보고 지우고 골라내고 해서 저만의 인생영화 탑 15를 골랐습니다.
제가 딱히 예술영화를 본다거나 하는 그런 독특한 취향을 가진 것이 아니라서 많은 분들이 제가 뽑은 영화를 대체로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1~15위
15위: 김씨 표류기 (2009)
개봉 당시에 이런 영화가 있다는 걸 알지 못했었는데, 작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봤습니다. 있을 법한 독특한 설정과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두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따뜻하고 소박한 한강 섬에서의 표류기 영화입니다. 배우 정재영 씨는 제 취향은 아닌데, 이 영화 한 편은 따봉을 올립니다!
14위: 장화, 홍련 (2003)
공포영화는 별로 즐기지 않는 제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우연히 본 영화인데, 시간이 가면서 점점 흥미진진해지다가 마지막 반전에서 경악했던 영화입니다. 감히 한국 공포영화의 최고봉이 아닐까 합니다. 공포영화로 분류되지만 피가 범벅되는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13위: 오만과 편견 (Price & Prejudice, 2005)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인데, 이상하게 마구 끌리는 영화입니다. 시크한 남자 주인공 다아시와 유명한 영국 여배우인 키이나 나이틀리를 이 영화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녀의 눈빛과 얼굴 모습이 사람을 끌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혹시 못 보신 분 있다면, 특히 여성분들에게 강추합니다. 영국 18세기 생활상도 볼 수 있으며, 영화를 다 보시면 제목을 왜 저렇게 정했는지 아시게 됩니다. 영화를 본 이후에 저는 이 영화의 동명 고전소설인 '오만과 편견'을 읽어봤습니다. 여러분께도 일독을 강추드립니다.
12위: 범죄와의 전쟁 (2012)
이런 액션 누아르 영화가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하정우, 최민식 등 대배우들의 명연기와 1960~70년대 분위기가 요즈음의 레트로 분위기에도 딱 어울립니다.
11위: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
영화적인 상상력을 가미한 역사물인데, 연기로는 절대 깔 수 없는 이병헌의 멋진 얼굴 표정과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네요. 광해와 대신들의 대화에서 받은 큰 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6~10위
10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8)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봤는데 제게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한국영화가 이런 대형 스케일의 헐리우드 서부극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니! 김지운 감독님 존경합니다!
9위: 기생충 (2019)
말이 필요 없는 모두가 아는 영화!
8위: 해바라기 (2006)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이 영화입니다. 여자분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 텐데, 남자들에게는 정말 이상하리만치 또 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김래원 씨에게 홀딱 반해버렸죠.
7위: 추격자 (2008)
할리우드가 따라올 수 없는 한국 영화만의 스토리 전개가 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는 거의 항상 매번 예외 없이 해피앤딩으로 끝이 납니다. 한국영화는 착한 사람도 마구 갑자기 죽여버립니다. 그런 전개가 참 맘에 듭니다. 추격자를 영화관에서 만났을 때 그 넘치는 잔인함이 받아들이게 되는 정말 신기한 영화입니다.
6위: 곡성 (2016)
영화를 다 보고 난 이후 1주일 정도는 이 영화가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어떤 지인은 밤에 꿈자리가 너무 무서웠다고 하더군요. 나홍진 감독님, 당신은 천재입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들은 보지 마세요.
한국 영화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악마 역으로 출연한 일본인 쿠니무라 준 씨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배우가 과연 이런 스토리의 일본 영화에 출연할 수 있을까요?
1~5위
5위: 신세계 (2012)
다른 분들에게는 인생영화 5위에 뽑힐 만한 영화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만, 제게는 탑 5 영화입니다. 제가 액션 누아르를 좋아하나 봅니다. 남자의 영화 아니겠습니까?
4위: 매트릭스 시리즈 (The Matrix, 1999~)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영화이고 모두들 아시는 영화니 설명은 생략합니다.
3위: 인생은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1998)
어두운 시대적 배경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녹여낸 2차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가족의 이야기인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특히 아이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빠의 모습이란! 제가 외국영화는 액션 영화를 제외하고는 미묘한 감정선이 달라서 그런지 크게 감동받거나 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제가 죽을 때까지도 제 인생영화 탑 5 안에 머물 영화입니다. 제가 아빠라서 그런가요? 혹 젊으신 분들 중에 안 보신 분들 있으시면 꼭 보세요!
2위: 제이슨 본 시리즈 1,2,3편 (The Bourne Identity 외, 2002~)
액션 영화의 최고봉이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실전 액션. 시간이 지나면 가끔 보고 싶어서 중간중간 아무 데나 틀어놓고 보는 영화입니다.
1위: 살인의 추억 (2003)
많은 분들은 기생충을 봉준호 감독 최고의 영화로 꼽으실 겁니다. 그러나, 저는 단호히 '살인의 추억'이 그의 최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왜 다른 많은 영화를 제쳐두고 살인의 추억을 1위로 꼽는지 저도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1위로 두고 싶습니다. 영원히!
맺음말
제가 선정한 총 15편 영화 중 2편을 감독한 분들이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의 보석과 같은 분들이죠.
- 봉준호: 기생충, 살인의 추억
- 나홍진: 곡성, 추격자
- 김지운: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글을 다 쓰고 나니, '아바타'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10위 안에 들 수 있는 영화인데, 아바타를 넣으면 다른 영화 한 편을 빼버려야 되어서 그냥 아바타는 번외로 처리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의 순위를 한 번 매겨서 올려보세요. 다른 분들이 보고 참고할 수도 있고요, 나름 재미있어요! 제가 못 본 영화면 한 번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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