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에는 대개 그 나라의 역사상 훌륭하고 존경받는 분들이 새겨집니다.
우리나라 화폐에도 그런 분들이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저는 현재 인물들의 절반 이상은 변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현재 한국 지폐에 새겨진 인물 등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요즘 핸드폰으로 대금결재하는터라 어떤 위인이 있는지 가물가물하시지 않나요?
지폐 종류 | 앞면 | 뒷면 |
천원 | 퇴계 이황, 성균관 명륜당, 매화 | 정선의 계상정거도 |
오천원 | 율곡 이이, 오죽헌과 오죽 | 신사임당의 초충도 |
만원 | 세종대왕, 일월오봉도, 용비어천가 | 혼천시계, 천상열차분야지도, 보현산 천문대 망원경 |
오만원 | 신사임당, 목포도도, 초충도수병의 가지그림 | 어몽룡의 월매도, 이정의 풍죽도 |
대한민국 역사는 이백년?
지폐에 등재된 인물들의 출생 연도를 살펴보면 각각, 1501년, 1536년, 1397년, 1504년입니다.
네 인물 모두 15~16세기를 사신 분들입니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대한민국입니다. 고조선의 역사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많이 봐줘도 최소 2천 년 이상입니다. 그런데, 한 나라를 대표한다는 지폐에 그려진 인물들이 겨우 200년 내에 사신 분들로 도배되었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동전 속 인물 및 도안 소재
아래 한국 동전 속 인물과 도안 소재를 한 번 보세요.
동전 단위 | 도안 소재 (앞) |
1원 | 무궁화 |
5원 | 거북선 |
10원 | 다보탑 |
50원 | 벼이삭 |
100원 | 충무공 이순신 |
500원 | 학 |
이 표를 만들다 보니 열이 확 올라옵니다. 충무공 이순신이 100원짜리 작은 동전안에 새겨져 있습니다. 후손으로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어찌 되었든 성웅 이순신 장군님도 조선시대를 사셨고, 1545년 출생하셨습니다. 역시나 15~16세기를 사신 분으로 현재 한국 지폐에 계신 다른 네 분과 같은 시대를 사시다 가셨습니다.
우리 역사 상, 지폐에 오를 만한 인물들 (개인적인 선정)
제가 나름 역사를 좋아하는 준 역사 덕후입니다.
제 기준에 의해 우리나라 시대별, 왕조별 역사인물들 중, 지폐에 올릴만한 영웅들을 아래 적어봅니다. 기존 지폐에 올라 있는 인물들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 고조선: 단군 왕검
- 고구려: 광개토대왕, 연개소문, 을지문덕
- 백제:
- 신라: 김유신
- 발해: 대조영
- 통일신라: 원효, 장보고
- 고려: 최영
- 조선 전기: 세종대왕, 장영실, 이순신
- 조선 후기(선조 이후): 정약용
- 20세기(식민지, 대한민국): 김구
현재 지폐는 딱 4종류이지만, 언젠가 십만 원짜리도 나올 것으로 생각해서, 별도로 5인의 인물을 색칠해서 선정했고,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단군왕검: 우리나라의 시조 같은 분입니다. 단군왕검이 당연히 들어가 있어야죠.
- 광개토대왕: 우리 민족 인물들 중, 거의 유일하게 중국을 드시려고 노력하셨던 분입니다. 동북공정을 벌이는 중국에 맞서야 합니다!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 만세!
- 세종대왕: 설명이 필요 없는 원픽입니다.
- 이순신: 설명이 필요없는 원픽입니다.
- 김구: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으로 인정받는 상해 임시정부를 이끄신 분입니다. 선정에 추호의 모자람이 없으신 분입니다.
안타까운 탈락 인물
제가 개인적으로 뽑은 후보에 오르셨지만, 안타깝게 5명의 픽업에 못 드신 분들입니다.
- 연개소문: 같은 고구려 광개토태왕과 겹치고, 무인으로 이순신 장군과 겹쳐서 안타깝게 탑 5에서 탈락입니다만, 그는 한국 역사상 거의 유일무이하게 중국 통일왕조와 맞장 떴던 인물입니다. 현대를 사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역사적인 한국인은 연개소문 대막리지입니다. 아시는 분 별로 없으실텐데,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황제로 추앙받는 당나라 이세민을 이긴 분으로, 중국의 경극에 단골로 등장하십니다.
- 원효: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천년 이상 한국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불교의 가장 큰 혁명가
- 장영실: 왕과 장군, 대신들 틈바구니 속, 우리나라 역사상 거의 유일무이한 과학자
- 정약용: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후보에는 올렸지만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탑5 후보에 오를 정도까지는 아닌 인물들을 설명해봤습니다.
- 을지문덕: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전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이었던 고구려-수나라 전쟁을 승리로 이끈 명장. 고구려에 우리 측 기록이 거의 전무한 것이 천추의 한입니다.
- 김유신: 술에 만취한 상태로, 타고 가던 말이 평소 자주 가던 기생집에 자신을 데려다 주자, 그 애마를 단칼에 죽여버렸다는 인물. 중화 사대주의에 찌든 고려시대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 최대 혜택러.
- 대조영: 발해 건국.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 최영: 훌륭하신 분이지만, 다른 인물들과 비교해서 역부족입니다.
- 장보고: 대한민국 역사상 바다 재해권을 가졌던 거의 유일한 시대를 만든 인물이지만, 최종후보의 인물들과 비교로는 살짝 밀리시네요.
지폐와 동전에 새길만한 역사적인 유물들
기존의 지폐에는 왜 이렇게 그림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조선이 화가를 우대하던 나라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미 올라있는 것들 포함해서 지폐에 들어갈 만한 것들을 적어봤습니다.
- 고구려 성(요동성, 안시성 등): 고구려의 성은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과학적인 성과입니다.
- 장군총(광개토태왕 무덤으로 추정)
- 광개토대왕비
- 팔만대장경: 꼭 들어가야 됩니다.
- 직지심체요절
- 석굴암
- 고려청자
-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 훈민정음
- 거북선: 현재 5원짜리에 있습니다. 누가 5원짜리를 쓰나요 요즘? 지폐로 올라오셔야죠.
장군총과 요동성 사진
장군총 사진입니다. 중국 지린성에 있습니다.
고구려 요동성 사진입니다.
수나라의 두 번의 침략을 막아내었던 난공불락의 거대 요새입니다. 고구려의 기상이 느껴지시나요?
글을 마치며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분명히 십만 원짜리 지폐가 나올 것입니다. 그때, 모든 지폐와 동전이 시차를 두고 전면 교체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누군가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지폐 인물 교체에 관한 공약도 해줬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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