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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독일인은 누구인가?

이동화장실 싣고 다니는 정원 공사업체, 독일 청렴도

by 댄초이 2021. 4. 6.

아픈 지구

4월에 눈이 왔네요. 겨울에도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독일 서부지역에 눈이 왔네요.

 

눈 쌓인 정원
아침에 일어나보니 정원에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있네요

지구가 아프긴 아픈가 봅니다.

 

어제 이른 저녁시간에 찍은 동영상입니다. 

영상 4도 정도인데도 눈이 내리네요. 

정원 공사하는 이웃

이동 화장실을 가지고 다니는 독일 업체 사진을 보여드릴 텐데, 그들은 왜 그럴까요? 

 

저희 집 근처 이웃 중에 현재 정원공사를 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주차
주택가에 하얀색 라인이 그어져 있지 않은 곳에 주차하면, 도시를 돌아다니는 공무원들에게 불법주차 벌금 맞기 십상입니다. 

 

이곳은 원래 주민들의 공용 주차장 같은 곳인데, 정면에 보이는 집주인이 자신의 담벼락으로 쓰고 있는 나무틀을 일부 치우고 정원 공사를 지난주부터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가까이 찍어봤습니다.

 

주차2

열려진 틈 사이로 잔디가 걷어진 맨 땅이 살짝 보입니다. 

 

독일 주택의 집 구조를 설명드려보겠습니다.

 

1층: 손님용 화장실, 부엌, 거실, 복도(2층 올라가는 계단 및 지하 내려가는 계단, 옷걸이, 신발장)

2층: 침실1, 침실2(아이방), 침실3(아이방), 욕실

3층: 작업실용 방1

지하: 세탁실(보일러실), 창고, 작업실(사무실)

 

3층과 지하실은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동식 화장실

가까이에서 찍어봤습니다.

이동식 화장실이 보이시죠? 

 

화장실

 

정원 공사하는 집 1층에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바로 손님용 화장실이 99% 있습니다. 독일 주택에서 화장실은 예외 없이 현관문 옆에 있습니다. 

 

한국 같으면 공사하시는 분들이 필요하면 집주인의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을 쓸 테고, 집주인도 그것에 대해 뭐라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물도 주고, 음료수도 주고 먹을 것도 가끔 주고 할 겁니다. 

 

독일은 공과사가 분명해서 공사대금을 주고받는 것 이외에는 일절 아무것도 없습니다. 먹고 마시고 싸는 것 모두 공사업체 자체 해결합니다. 서로 바라지도 않습니다. 정이 참 없죠? 

 

정이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공과사를 구분하는 자세가 부정부패가 아주 적은 독일 사회의 힘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한국보다 느리게 돌아가는 독일이지만, 매뉴얼대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정에 이끌리거나,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무리한 부탁을 하거나 들어주는 일이 극히 드뭅니다. 

 

참고로 남의 이웃에 초대받아 방문하러 가시면, 남자분들은 제발 서서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볼 일 보러 들어간 그 화장실의 물건 이름은 '좌변기'입니다. 앉을 좌 자를 쓰는 좌변기입니다.

 

서서 일을 보게 되면, 당신의 눈에는 오줌 줄기가 일직선으로 내리 꽂힌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작은 암모니아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튑니다. 제가 역학을 주로 배우는 기계공학과 출신이라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배운 '유체역학'에 이에 관련된 그림을 본 적이 있습니다. 끔찍했습니다. 제발 앉아쏴 자세로 볼일 보시기 바랍니다. 

 


독일 정치인 청렴도

 

지금 한국은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 국면에 후보들의 낯 뜨거운 의혹이 양파껍질보다 더한 속도로 매일매일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우리 정치의 민낯이고 수준입니다. 정치인의 수준은 곧 국민의 수준입니다. 

 

우리 한국이 최근에 선진국이라는 국뽕 주사를 계속 맞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류 선진국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습니다. 


2012년 취임한 지 두 달만에 사임한 독일 볼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독일은 내각제로 대통령의 역할이 우리와 같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나름의 역할이 있는 자리입니다. 

 

그가 국민들의 질타를 받은 주요 의혹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혐의 1: 2008년 주지사 시절, 주택 구매를 위해 친구에게 돈을 빌렸음. 2년 뒤, 빌린 6억을 갚으면서 은행이자보다 1% 낮은 금리의 이자 지불. 
  • 혐의 2: 친구에게 90만 원을 빌려 호텔 객실을 업그레이드했음. 사업가 친구가 준 혜택이라는 혐의. 
  • 혐의 3: 그의 아내가 새 차를 구매할 때, 할부이자를 2%에서 1.5%로 0.5%를 할인받음.
  • 혐의 4: 그의 어린 아들에게 차량 판매영업사원이 5만 원짜리 장난감 차를 생일 선물로 줬음

이런 혐의들에 대해, 독일 국민들의 여론은 이랬습니다.

 

  • 그가 대통령이란 것이 부끄럽다
  • 비리가 있는 대통령과 살 수 없다
  • 85%의 독일 국민이 사임 찬성

이런 여론에 밀려 최연소 독일 대통령은 임기 시작 2개월 만에 사퇴했습니다. 나중에, 모두 무혐의가 났습니다. 

 

한국의 동포 여러분, 국뽕 적당히 드십시다.

 

우리는 아직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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