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던 어느 해, 저희가 독일로 온 지 3년 정도 지났을 때 일입니다.
저희 부부는 메일로 안내받은 해외 부재자 사전 신고를 이메일로 하고, 대통령 선거가 있기 2주 전 즈음 어느 토요일에 한 표를 투척하려 차에 올라탔습니다.
저희 집에서 본까지는 1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거리입니다.
투표장은 독일 교민들이 가끔 비자, 여권 및 공문서를 떼야 되는 일이 있으면 들르는 주독일 한국대사관 본(Bonn) 분관이 있는 건물입니다. 본은 독일 통일 전에는 서독의 수도였지만, 행정수도로서 역할을 하는 도시였습니다.
대통령 선거 투표하러 갔었는데, 저 당시에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쓱 들어가서는 1분 만에 나고 나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 시간 넘게 차를 달려와서 주차하고 1분 만에 투표 끝내고, 추운 날씨라 딱히 갈 곳도 없고, Bonn이라는 도시가 별로 관광할 것도 없는 도시라, 다시 1시간을 달려 집으로 가야 되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유일한 에피소드를 당시 만7살, 세상 돌아가는 것 하나 모르는 천진난만한 아들이 만들어 줬습니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집을 나서 부재자투표소로 차를 운전하고 가면서 만 7세 아들과 아빠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아빠: 땡땡아, 오늘 Bonn 간다
<당시 아직 초등 1학년의 말 잘 듣는 어린 아들은 부모가 어디 간다 하면 군소리 없이 나서던 때입니다. 지금은 택도 없습니다.>
**아들: 거기 왜 가요?
**아빠: 대통령 선거하러
**아들: 아빠, 대통령 할라고?
**아빠: 켁 ~ ~
웃자고 올린 글, 너그러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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