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생활/독일인은 누구인가?

진정한 선진국, 선진 시민 독일사람들

by 댄초이 2021. 2. 6.

진정한 선진국, 선진 시민 독일사람들

사람 사는 세상, 어디나 비슷하다 하지만, 독일에 사는 저는 주야장천 그건 아니올시다 라고 하는 글을 자주 올리죠. 언뜻 보면 비슷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정말 다르죠. 

 

오늘 한국과는 사뭇 다른 독일의 한 단면을 느낀 순간을 소개할까 해요. 글은 길지 않으니까, 눈으로 잘 따라오세요!

 

아내가 저녁 하기 싫다 하고, 아들이 옆에서 KFC 소리쳐서 어쩔 수 없이 사러 나갔죠. 독일은 락다운으로 식당은 여전히 다 닫은 상태이고, 배달만 허용되고 있죠. KFC가 바로 옆 골목에 있는 것도 아니고,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어요. 이 정도 거리에 있으면, 정말 가까운 거리죠. 독일 사람들은 뼈 붙은 고기를 별로 안 즐기거든요. 그래서, 소위 치킨이라고 하는 통닭은 없고, 고작 전기구이 정도 있죠.

 

 

 

 

자 이제, 독일의 KFC를 잠깐 사진으로 구경하실까요?

 

한국같이 사람 많이 사는 번화가 같은데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차량으로 올 수 있는 변두리에 널찍한 주차장을 가진 곳에 있어요. 대부분 이래요. 

골덕기 입구
주차장이 텅텅비였네요. 오른쪽 멀리 Subway가 보이네요. KFC나 Subway나 인구 30만명이 다 되는 이 도시에 여기밖에 없어요. 맥도널드는 많은 편인데, 서브웨이나 버거킹은 거의 없죠. 

KFC 할아버지는 여기도 똑 같이 생겼네요 당연스럽게도.

 

중국에서 KFC 간판을 본 적이 있는데, 영문 KFC 밑에 한자로 肯德基(골덕기)라고 쓰여 있어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중국애들이 어떻게 발음하는지 들어보고 싶네요. 누구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

 

참고로, 저 한자에 있는 '덕' 이라는 글자가 우리가 독일 국가를 가리킬 때 쓰는 '덕국'의 덕이에요. 우리가 참 좋은 한자를 붙여줬네요. 

 

골덕기 간판
안에는 불이 켜져 있지만, 손님은 아무도 없죠.  

제가 오늘 말씀드리려고하는 선진국, 선진시민 독일 사람들의 한 장면을 지금 보여드릴게요.

 

아래 사진을 잠시 보시죠.

스피커에 대고 주문을 한 뒤에, 차를 앞으로 이동시켜서 돈을 지불하고, 치킨을 기다리는 중이에요.

 

주문하기
차 안에서 실례가 되지 않게 뒷모습만 살짝 찍었어요.  

 

위 사진에 뒷모습이 보이는 독일분이 오늘 이 글의 주인공이에요.

제가 돈을 지불하려고 현금을 든 손을 그분 손 위로 가져갔을 때, 저는 무언가 다름을 느꼈어요. 그 독일 여자분의 손이 제가 일부러 쳐다보지 않아도 바로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기다리면서, 그녀의 옆모습이 내게 보였고, 나도 모르게 시선이 그분의 손을 따라갔어요. 영수증을 확인하는 두 손을 보니, 양손 모두 엄지손가락만 온전하고, 나머지 손가락 8개 모두 뭉그러져서 한마디보다 짧은 조막손이었어요. 

 

잠시 뒤 모자를 쓴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당케쉔 인사를 하고, 치킨이 든 종이팩을 받아 들 때, 내 눈에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들이 또 들어왔는데, 확실히 양 엄지손가락만 온전한 조막손이었죠. 

 

나오기
되돌아 나가는 길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양손이 모두 조막손인 분이 이런 서비스업에서 일할 수 있구나. 그것도 주문을 받고, 돈을 지불하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 주문한 치킨을 전달하는 일을 하네? 

 

그 일을 하는 저 독일 여자분이나, 그런 분을 고용한 KFC 점주나, 그 안에서 함께 일하는 독일인들이나, 차를 몰고 와서 주문을 하는 독일 고객들이나, 모두 그분의 조막손을 보고 아무도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가 보구나!

 

나는 그분의 조막손이 계속 눈에 띄어 신경을 그쪽으로 집중하고 있는데, 여기 독일인들은 아무렇지도 않는구나! 

이것이 진정한 선진 시민인가?  

 

이런 장면은 아마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제 말이 혹시 틀린가요? 제가 2009년에 한국을 떠나와서 감이 떨어질 수는 있어요. 혹시, 한국도 많이 변했다면 저를 일깨워주세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선진국이라는 국뽕을 맞고 있는 요즘 우리 한국인들이, 좀 더 성숙해야 된다고 저는 감히 멀리 독일에서 여러분들께 외쳐요. 우리는 이미 선진국에 들긴 한 거 같지만,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우리 모두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자고요. 

차별 없는 세상, 모두가 평등에 가깝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우리 자신이 되어봐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