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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수필

당신 수입의 1%를 그냥 잊으세요!

by 댄초이 2021. 1. 22.

당신 수입의 1%를 그냥 잊으세요!

우선, 이 글을 짧은 시간이나마 읽으시려는 분들께, 제가 독일에 살면서 여러 종교인들과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선 밝혀드립니다.

 

우선, 제가 매주 2~3번씩 만나는 테니스 파트너가 교회 목사님이세요. 요즘은 락다운으로 못 뵙지만, 락다운 해제되면 또 매주 2~3번씩 만나서 피튀기게 칠겁니다.

 

그리고, 제 와이프는 성당에 다녀요. 제가 한 달에 한 번은 함께 쾰른성당까지 차로 태워줍니다. 뭐, 저는 밖에서 사색의 시간을 가지지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법륜스님 말씀을 좀 들어보라는 것도 아니고요,

불교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씀도 전혀 아니고요, (지금 믿는 종교를 계속 잘 믿으시길 진심으로 바래요!)

맨 마지막에 쓸텐데, 자기 수입의 1%를 기부하자는 것입니다. 

기부는 어디에 해도 좋습니다. 다만, 투명하게 회계적으로 공개하는 단체, 자기의 종교나 사상에 부합하는 단체에 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님이라고 한다면, 법륜 스님이 단연 으뜸으로 뽑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그 분이 설하시는 즉문즉설을 듣고 있노라면, 어떻게 저렇게 사람의 마음을, 그 심리를 꿰뚫어 보고 이야기 하실까 싶습니다. 한 동안 그 분의 영상에 빠져서 매일 듣던 기억도 있네요.

 

물론, 그 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 시간이 없어서 잠깐 짤 영상만 보신 분들, 다른 종교를 가지신 분들 중 조금 배타적인 분들도 계신데, 그 부분도 당연히 이해가 갑니다.

대중들이 질문하는 내용은 대체로 여자, 엄마, 자식으로서 갖는 가족 내 불만, 감정싸움, 미안함, 교육 방향, 부부 불화, 고부 갈등 등 스님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주제들이신데, 어찌 아신다고 저렇게 말씀하시나 싶기도 한데, 답변하시는 걸 듣다보면, 질문자의 질문 밑바닥 저 무의식의 세계, 마음 밑바닥에 깔린 의도를 꿰뚫고, 질문자 조차도 의식하지 못한 내면의 속마음을 들춰내서 질문자를 당황시키거나, 혹은 스스로 이해하도록 만드시는 모습에 누군가는 감탄해 마지않지만, 또 누군가는 저 스님 사기꾼 아닌가 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도 합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하버드 출신의 혜민스님 이슈 등을 보면서 더욱 유명인들의 이중성에 대해서 우리는 의심의 눈초리를 치워버릴 수 없죠. 그러나, 저는 법륜스님은 진짜 찐 이다 라고 생각해요. 진짜로요.

그가 설명하는 혹은 답변하는 와중에 질문자의 내면의 실제 마음을 들춰낼 때, 나 자신마저도 부끄러워지는 감정이랄까?


한 즉문즉설 동영상이 생각나요.

 

질문자는 재혼으로 나이 50이 넘어 남자와 결혼했고, 남자가 죽기 전, 수 년간 병수발로 고생까지 했는데, 남편이 떠나자 그가 남긴 모든 재산을 자신의 피가 섞이지 않은 전처 소생의 아들 딸들이 모두 가져갔고, 그것은 전혀 서운하지 않다고 하셨어요. 어차피 돈 보고 결혼한 게 아니라시면서요.

그런데, 결혼부터 남편이 저세상에 간 지금까지도 전처소생의 자식들과 주위 사람들의 의심, 왜곡, 즉 남편 재산을 노리고 결혼했다는 말에 너무 상처를 받아 질문자분은 몸과 마음이 지쳐 스님께 질문을 했었죠.

 

질문이 더 길고 애잔했는데, 제 설명이 그 감정을 싣지 못하네요. 여하튼, 질문을 들으면서 저도 함께 그 분 같은 마음이 되었죠. 얼마나 힘드셨을까, 몇 년이나 전남편 수발을 들면서, 요양병원에도 안 보내고 직접 수발까지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고 이제 혼자 빈털터리로 남아 계셔서 얼마나 막막하실까 싶었죠.

 

전남편 자식들이 매정하기도 하고, 법적으로 다투면 부인으로서 권리도 챙기실 수 있으실 텐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니 애잔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저는. 다른 청중들도 그러셨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스님의 첫 번째 말씀이 제 귀를 의심할 정도로 기가 막혔어요.

맨 처음 내 뱉으신 말은

 

‘니, 돈 보고 결혼했재? 그러니까 힘들지’ 였습니다.

 

그 뒤로 스님과 질문자의 말이 계속 섞였습니다.

스님은 계속해서 돈 보고 결혼했으니, 지금 돈 못 받아서 괴롭다는 논리를 직설적으로 뱉으셨고, 질문자 분은 그게 아니라는 점을 천천히 좀 어눌하고 억울한 심정으로 답변으로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내 청중들과 질문자는 스님의 논리에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니가 돈 보고 결혼하지 않았으면, 남편 병수발을 얼마나 했든 말든, 남편이 저 세상 갔고, 이제 그 인연도 끊어졌고, 그럼 다 됐지. 왜 괴롭나? 돈을 못 챙겨서 괴롭지! 돈에 욕심이 전혀 없었으면, 괴로울 일이 하나도 없다. 니가 돈 보고, 돈 챙기고 싶은 마음이 무의식중에 남아 있으니까 니 마음이 괴롭다는 사실을 우선 인정해라'. 그래야, 괴로움에서 벋어날 수 있다"

 

계속해서 돈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전남편 아들딸들의 왜곡된 도를 넘는 발언에 마음의 상처가 쌓이고 쌓여서 새까맣게 탔다고 항변하시던 그 분도 이내 수긍하셨습니다.

 

 


지켜보던 저는 ‘나는 어떤가? 나는 저 여자분과 뭐가 다른가?’라는 생각이 계속 남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떤 착하고 선하다는 행동을 했을 때, 그 상황에서 나는 그게 누굴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했을때, 우쭐하거나 뭘 기대하거나 그런 마음이지 않았나?" 라는 자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죠.

 

즉문즉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 장면이었지만, 제가 무지한 많은 중생들 중에 한 명이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되새기게 해주셨습니다. 일단, 제가 그런 속물이라는 것을 확인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죠.

 

나는 그래도 남 잘 챙겨주고 착한 편에 속해 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산 내가, 실제로는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속물이라는 것을 제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죠.

그 인정하는 것, 자각하는 것이 마음 공부의 1단계라고 하신 스님의 말씀에 약간의 안도가 되었죠.

일단, 최 밑바닥은 면한 거 같은 느낌이랄까?

 

태권도장
2016년 독일 뒤셀도르프 오셨을 때 사진입니다. 한 교민의 태권도장에서 열렸었죠.  


스님께서는 한국JST (=유네스코 특별 협의지위를 획득한 국제구호단체)를 이끄시고 계시면서, 인도, 필리핀, 북한 등 제3세계의 기아, 질병, 문맹 퇴치를 목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십니다.

JST는 국내의 노인, 장애인, 다문화 가정, 한 부모가정, 저소득 결식아동 등 여러 방면에 걸쳐 한국 내 복지 사각지대 지원도 해오고 계시고, 모든 일정, 단체의 수입, 지출, 활동 등을 모두 온라인 공개합니다.

대외 활동을 중단하시는 여름과 겨울에는 안거에 들어가셔서 스님의로서의 정진도 지속하시고, 강의 없으신 날에는 밭일을 놓지 않으시죠. 30일씩 단식도 정기적으로 하시면서 마음과 몸을 다시 바로잡으십니다.

 

매년 해외 동포들을 위해 유럽과 미주 등 위주로 강연을 다니시는데, 그 스케쥴을 알고 나면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옵니다. 나이가 꽤 있으신대도 불구하시고, 유럽에 도착하시면 매일 다른 도시에서 강연을 하십니다. 가령, 저녁 6시에 강연하시고, 9시에 끝나면, 그 다음 날 오전 일찍 자동차로 5~6시간 이상 이동해서 다른 도시에 오후에 도착하시고, 바로 강연 들어가시는 일정을 2주 이상 쉴 새 없이 하십니다. 비행기로 이동해야 되는 경우에는 저녁 12시, 새벽에 뜨는 비행기를 타고 가셔서 그냥 저녁에 강의하시곤 합니다. 일반인이 이런 일정이면 바로 자리에 눕겠죠. 이런걸 100일 동안 100개의 해외강의를 100개 도시를 돌면서 하십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JTS의 지원방식입니다.

 

가령, 학교가 없는 인도 불가촉천민 마을에 학교를 지어주고,

학용품을 주고,

선생님을 파견하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지을 자재를 공급하고,

그 마을 사람들이 주도가 되어 스스로 학교를 짓도록 물품과 최소한의 인력지원만 하고,

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다시 그 학교의 선생이 되고,

그들 스스로 문맹을 탈피하는 구조를 만드시는데 주안점을 두는 점입니다.

 

이것이 인도를 바꾸는 데는 먼지 같은 역할 밖에 안되겠지만, 그 마을에 사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는 그들의 인생이 바뀌는 사건입니다.

 

 

 


우리가 십시일반으로 한 달에 내는 3만원이면

학생 1명이 한 달 동안 교육받고

점심에 식사를 할 수 있고,

영양제를 맞을 수 있는 돈입니다.

 

당신 수입의 1%를 좋은 일에 써보세요. 

그냥, 매달 정기적으로 통장에서 출금되도록 하시고는 그냥 평생 잊으세요.

나에게 별일 아닌 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돈이고, 그의 인생이 달라지게 도와주는 셈입니다.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요? 힘든 시기, 모두들 잘 이겨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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