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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독일 교육

독일 초등학교 생활, 배우긴 하니?

by 댄초이 2021. 1. 13.

독일 초등학교 생활

독일에서는 아이가 만6세가 되는 해 9월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요.

가령, 생일이 10월이고, 그 해 9월초 기준 만6세가 안 되면, 원칙적으로는 그 다음해 9월에 학교 들어가야 되는데, 만약 부모가 일찍 학교에 넣고 싶어한다면 그 또한 상담을 통해 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요. 다만,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뒤, 독일에 온 아이들의 경우, 독일어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부모님들이 한 해 늦춰서 학교 보내려고 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한데요, 학업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러실 필요 없다고 추천 드려요.

 

 

 

 

최소 1년 정도만 유치원 생활한 이후라면, 학교에 제 나이에 들어가는 걸 추천 드리죠. 아이가 특별하게 명석하거나 한다면 일찍 학교 보내는 것도 상관없어요. 어리다고 애들이 따돌리는 거 없거니와, 학업 속도가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 오히려 학교 수업이 재미없을 수도 있겠죠.

 

유치원을 졸업하고, 9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아이가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간단한 검사를 받는데요, 신체적으로도 체크하고, 아주 기본적인 인지능력 검사 같은 걸 모든 아이들이 받아요. 그리고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입학할 초등학교에서 우편물이 하나 왔었는데, 입학 안내장 같은 거였죠. 거기 써 있는 주요 사항이, ‘아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말고, 자기 이름을 그릴 수 있게만 해서 보내라’ 였습니다.

 

왜 그런지 아이가 입학하고 1학기 동안 뭘 배우는지 알고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많이 하는 자랑인데, 저는 초딩 들어가기 전에 구구단을 아주 쉽게 혼자 익히고 학교에 들어갔었어요. 옛날에는 아주 드문 일이었죠, 더더군다나 지방소도시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요즘 애들은 한글, 영어에 구구단 정도는 하고 학교에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한국 애들이 정말 불쌍해요.

 

저희 애는 복을 아주 대박 가지고 태어난 셈이죠. 아이가 처음 학교에 가서는 정말 거의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어요.

이들의 적응에 주안점을 두고, 같은 유치원 출신 애들을 같은 반에 넣어주죠. 친한 친구와 같은 반에 배치될 수 있도록 입학신청서에 친한 친구 이름을 적어서 내게 합니다.

 

독일어 수업의 경우, 처음에 알파벳을 배우기는 하는데, 가령 오늘은 A에 대해서 배우고, 내일은 K에 대해서 배우고, 그 다음날은 Y에 대해서 배우는데, 놀이 하듯이 배우고, 노래로 배우고, 그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쉬운 그림 단어장으로 배우곤 했죠.

 

수학의 경우, 1학년 1학기 내내 1~10까지 더하기 및 빼기만 배웠어요.

 

더하거나 빼서 10이 넘어가는 것은 안 배웠어요. 이러니, 애들이 만약 뭘 배워서 학교에 간다면 아마 지겨워서 학교 가기 싫을 거에요. 또한 학교의 기본 목표가 모든 아이들이 학업을 따라오는데 주안점을 두다 보니, 저학년에서는 최대한 천천히 가르치죠. 겨울이 지나, 1학년 2학기가 시작되니, 또 1달 동안 1학기 때 배운 거 복습했고요.

 

저희 부부는 웃음만 나왔지만, 아이는 학업 스트레스가 1도 없죠. 한국 같으면 우리 아이가 뒤떨어질까 조바심이 나겠지만, 여기는 다 똑같으니 상관없죠.

 

 

여름 캠프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도 소수의 학부모와 함께 여름휴가때 캠프 많이 갑니다. 우는 애들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부모품을 떠나는 훈련을 하는 거 같네요. 

 

2학년, 3학년, 4학년 가도 학업량이 과도하지 않아요. 아니, 굉장히 적죠.

 

보통, 8시에 학교 가서, 11시반~12시반에 끝나고 집에 와요. 그럼, 보통 아이들은 스포츠 1~2개 정도 과외를 하고, 음악 하는 아이들도 꽤 있죠.

 

아이들 스포츠 활동에 드는 비용은 굉장히 저렴해서 거의 무료라고 보는 게 맞아요.

 

저희 아이가 독일 와서 바로 축구를 시작해서 한 5년 했는데, 매달 3유로인가 회비를 냈어요. 한국 돈 4000원 이죠.

1주일에 두 번씩 방과후에 한시간 반 정도 훈련/놀기 하고, 주말에 리그경기 하곤 했어요.

 

축구시합 주말
축구 주말리그 토요일 오전 경기네요. 초등1학년 정도 사진 같네요. 겨울에도 잔디가 푸르죠. 

축구의 나라답게, 남자아이들 거의 절반은 지역 동네 축구팀에 들어가죠.

 

 

 

나이가 들면서 하나 둘 그만두면서 팀 수도 적어지죠. 저희 도시에 대략 29000명 사는데, 한쪽에 약 2만명 이상, 다른 곳에 소수의 사람들이 사는데, 제가 사는 대략 2만명 좀 넘는 지역에, 4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23개 팀이 있다고 얼마전에 잘 아는 코치한테 들었어요.

 

나이대별로 1~2개 팀이 있죠. 10살 이하에서는 각 나이별로 2~3개 팀이 있고, 아마 15세 넘어가면 1팀 정도 유지하는 걸로 알아요. 축구장도 5개 정도가 같이 모여 있어서, 서로 훈련 일정을 나눠서 사용 가능하고요, 코치는 주로 학부모들 중에 별도로 국가에서 코치 훈련 받은(=거창한 거 아닙니다 ㅎㅎ) 사람들이 거의 봉사 수준으로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따로 받는 보수는 없는 거 같아요.

 

가끔 방학 때, 같이 단체여행 가기도 하고요. 매달 거두는 3유로는 이런 단체여행 때 비용으로 쓰곤 하죠. 여기에, 음악 과외활동(피아노 등 악기)을 하는 아이들이 좀 있는데, 비용은 싸지는 않아요. 국가 지원도 없고, 사설학원에서 배우는데, 저희 아이는 피아노 레슨으로 1주일에 1번해서 한 달에 100유로 정도 냈던 거 같아요. 싸지는 않네요.

 

추가로, 독일 아이들이 무조건 거의 대부분 하는 운동이 수영이에요. 독일학교에는 기본적으로 한국 학교 같은 운동장은 없는데, 수영장이 딸린 곳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죠. 보통 초등2학년 되면 수영을 스포츠 시간에 가장 중요하게 배워요. 나중에 인증(동,은,금..)을 받아야 되고, 인증을 받지 못하면 가령, 수학여행을 바닷가로 갈 때, 그 아이는 물에 못 들어가요. 그래서, 대부분 아이들이 수영을 잘 하고, 동네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을 시키는 경우도 많아요.

 

음악 발표회
1년에 한 번 정도하는 음악학원 발표날이에요. 저희 아이만 안 틀리고 피아노 완곡 했고요. 다른 아이들은 죄다 틀려요. ㅎㅎ. 정말 문화 충격이었죠! 독일부모들은 진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 1도 안주려고 하는 거 같아요!

 

독일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수줍음이 많아요.

지나칠 정도로 수줍음 타는 아이들이 많고, 이런 현상은 사춘기에 가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를 제 아이 친구들을 통해서 많이 접했죠. 낯선 사람하고는 눈도 잘 안마주치고, 말도 안 해요.

 

한번 친구된 아이들은 서로 짝이 되어서 꼭 붙어 다니는 경우가 많고 평생 친구가 되요. 자기가 자고 나란 곳에서 이사를 자주 다니지 않고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아요. 그러니, 평생 친구가 있죠.

 

이건, 대학서열화가 없고, 좋은 기업들이 전국에 골고루 퍼져 있어야 가능해요. 한국에서는 불가능하죠. 

 

한국 애들같이 3~4명이 몰려 다니는 경우보다, 여기 독일 애들은 둘이 단짝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제 아들의 경우를 보니 꼭 그런건 아니더라구요.

 

기본적으로 친구들을 왕따 한다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시면 되고, 폭력 같은 것도 발생하지 않아요. 경쟁사회가 아니다 보니 더욱 그런 거라 보여져요. 

 

한 단어로 독일 초등생활을 표현하자면, 널널하다’에요천국이 따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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