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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독일 이민

독일이민, 과연 좋은 선택인가?

by 댄초이 2021. 2. 13.

독일이민, 과연 좋은 선택인가?

우선 독일에 어떤 인종 혹은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어울려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독일에 이민 온 한국인, 한국 가정이 겪어야 되는 이슈들도 살펴보면서 과연 독일에서 우리 한국 이민자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지, 과연 독일이 이민자들이 정착하기 좋은, 또는 쉬운 곳인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역사, 인종, 종교, 지역 등에 대한 간략한 사실을 아실 필요가 있겠다 싶어, 오늘 좀 길게 쓰려해요.

 


한국인들은 수 천년 동안 단일 민족국가로 살아왔다고 하죠. 실제로 우리가 하나의 민족이라고 하는 개념이 생겨난 것은 통일신라시대라고 하니, 대략 8~9세기 정도, 지금부터 1200년 정도 전이겠네요. 통일신라 이전 나라들인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발해, 후삼국 등 다양한 국가들의 백성들은 서로 치고받고 싸우기도 하고, 나중에 합쳐지고 다시 찢어지고 하면서, 지금 살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과 북한의 선조로서 인정받고 있죠. 다만, 그 당시는 한민족이라는 개념이 아직 생기기 전이구요.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이 핏줄을 중요시하죠. 어릴 때 귀가 따갑게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말을 참 많이 들은 거 같네요. 실제로는 북방 민족 유전자와 남방쪽 유전자가 다수 혼합되었다고 하죠. DNA 상으로는 단일민족이라 주장할 수 없다는 말인데요. 21세기에 민족이 뭐 그리 대단한가요. 


역사적으로 종교가 우리 한민족을 갈라놓은 적은 없었어요. 지금도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종교평화지대 같은 대한민국이에요. 다른 나라에 만약 우리나라의 현재와 같이 여러 종교가 뿌리내렸다면, 진작에 내전이 일고 나라가 갈라졌을 거예요. 우리 한민족은 그렇게 되지 않는 단단한 무언가 힘이 있는 거 같아요. 도올 김용옥 선생님은 그 힘을 유교적인 전통에서 찾으시던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 거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그 말씀이 또 찰떡같이 팍 가슴에 와닿지는 않네요. 유교에 대한 반감이나 거부감이 제 폐부에 깊숙이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우리가 유럽에 대해서 대략적이나마 배우게 되는 것은 아마도 학교의 세계사 시간이 아닐까요? 17세기 이후 전 세계를 휘어잡고 리드하는 지역이 유럽이고, 현재의 미국도 유럽의 자본주의가 완성되어 태어난 국가라고 봤을 때, 세계사 시간에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유럽의 역사를 배웠죠. 그렇지만, 딱히 쉽게 그 역사적인 사실들이나 스토리가 가슴에 와닿지 않았어요. 그냥, 암기과목이다 싶었죠. 

 

저는 자연계 공대생임에도 불구하고, 중고등학교 시절에 좀 특이하게도 역사, 세계사, 지리를 참 좋아해서 학교 수업 시간이 전혀 지겹지 않았는데, 대다수 여러분들은 아마 졸린 눈을 참느라 힘드셨을 거예요. 그쵸그렇죠? 수업 시간에 조는 애들 많이 봤거든요. 일부 선생님들은 그냥 애써 모르는 척하시고요. 

우리 한국은 바다 건너 일본, 대륙으로는 중국과 북방민족인 만주족과 그 경계를 하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독일보다는 상당히 단순한 듯 보이죠. 


그런데, 이 독일이라는 나라는 통일된 지 얼마 안 된 나라긴 하지만, 참 많은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요

총 몇 개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을까요? 

 

 

독일지도
이미지 출처: Unsplash

 

 

정답은 9개 국가입니다. 참 많죠? 

12시(북쪽) 방향에서 시계 시계방향으로, 덴마크,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입니다.

 


유럽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아시아, 혹은 동북아시아와 다르게 여러 나라들로 갈라져서 살고 있어요. 이렇게 갈라진 게 사실 다 제 1차, 2차 세계대전과 심지어 그 이후니까 솔직히 별로 오래된 건 아니에요. 제 블로그가 독일에 대한 것이니, 독일의 외국인 비중을 알아보자고요. 

2019년 특정 매체에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독일 총 인구는 8,400만 명이네요. 2010년 이전만 해도 8,200만 정도였는데, 이민자 증가로 늘었네요. 이런 인구 구성 중에, 외국인 분포를 보면,

**2,080만 명 이민자 Background, 즉 부모 이상이 독일인이 아닌 사람

**2,080만 명, 15% 망명 신청자( 3백만 ). 아시죠? 최근 2~3년간 독일에서 중동 난민 많이 받은 사실을요.

위의 데이터로 보면 독일에 사는 4명 중 1명은 순수 독일인이 아니라는 건데, 실제로는 좀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제가 살고 있는 독일 서쪽의 인구 밀집 지역인 NRW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사는데, 30~40%는 될 거 같네요.

저 데이터 기준은 독일 시민권자인지 여부인데, 세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재건을 위해 필요한 노동력을 채웠던 많은 터키 노동자들이 독일에 눌러 앉았고, 친지들을 불러 들였으며, 그들과 후손들은 대개 독일 시민권을 획득하고 살기 때문에 저 외국인 데이터 숫자에 안 잡힌다고 봐야 되죠. 터키인 숫자는 대략 7백만 명으로 보고 있고, 베를린은 이스탄불을 제외하고 터키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라고 하네요.

 

 

스타벅스 이스탄불 매장
 스타벅스 세계 3대 매장 중 하나로 꼽히는 터키 이스탄불의 한 스타벅스 매장. 테이블 바로 옆이 바닷가. 이스탄불 가시면 꼭 가보세요

 

 

 

이스탄불 어시장
이스탄불의 아시아 땅, 한 부두의 어시장. 우리나라와 같은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느껴지시나요?
이스탄불 관광지
이스탄불 관광지에서 한 현지인의 요청에 우리 아들과 찰칵. 터키에서 한국인이 인기가 좀 많네요. 한국 여자분들은 특히 조심! 터키 남자들이 추근거리거나 슬쩍슬쩍 성추행 비슷한 행동도 하나봐요.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지위나 인식이 아직 우리 기준에는 많이 미흡해요. 그래도, 

 

 

 

 

터키인 외에, 동구 즉, 폴란드, 러시아, 루마니아, 체코, 헝가리 그리스 등의 이웃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의 인구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얼굴만 봐서는 저희 같은 아시아인이 보기에는 독일인들과 확실히 구분되지는 않아요. 그들끼리도 느낌으로 추측만 할 뿐, 잘 모르더라고요. 그냥, 약간 슬라브 민족 느낌이 난다 정도죠. 자기들끼리 하도 많이 섞여서 알기도 어렵고, 그런 걸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을뿐더러, 또 친하지 않으면 물어볼 수도 없어요.

2018년에 독일로 유입된 이민자 40만 명을 분석해보면, 루마니아 6.8만, 크로아티아 2.9만, 불가리아 2.7만, 폴란드 2만 순서로, 일자리를 찾아서 독일로 몰려오는 숫자라고 보시면 되고요. 그 외에 시리아 난민 관련 숫자가 3.4만 명, 아프리카 이민자가 역시 3.4만 명이었네요.

결론적으로 전체 8400만 명 중, 2080만 명 25%가 외국인 출신이고, 2080만 명 중, 동구 출신이 천만 명 정도, 터키 출신이 7백만, 그 나머지가 4백만이라고 볼 수 있어요.


독일은 한국과 달리, 이민정책에 대해서 상당히 개방적인데요, 거기에는이민자들을 독일 안에 녹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있다고 생각돼요. 즉, 이민자들은 항상 소수이고, 정착해서 시간이 지나고 하면 독일의 문화에 동화되면서 큰 문제 일으키지 않고 잘 살아가리라는 것이죠. 이렇게 개방적인 정책을 펴는 이유정말 단순하죠.

바로, 경제, 즉 돈 때문이에요. 

 

왜 그런지는 이 글의 말미에 적어 놓을게요. 

 

역사는 언제나 증명합니다. 모든 것은 돈 때문이라고요. 역사를 공부하실 때, 혹은 어떤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설명을 들으실 때, 대체로 그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 정치적인 이유를 많이 찾지만, 실제로는 경제적인 이유인 경우가 많아요. 세상은 돈으로 인해 움직여요. 슬프지만 팩트예요. ​


그런데, 우리는 특히 독일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은 약간의 불안감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최근에 들어온 2~3백만 명의 망명자들이 대부분 무슬림이기 때문인데요,

독일 사회가 외국 이민자를 받으면서도 큰 문제 없었던 이유는 범 기독교(가톨릭, 개신교, 그리스정교 계열) 신앙과 문화에 기반한 동질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독일을 포함한 유럽인들에게 오늘날 종교의 의미는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에 하루 교회에 가는 정도로 종교가 삶에서 많이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함은 없어요.

그리고, 터키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온 이민자들은 주로 터키에서 구박받던 쿠르드족 사람들로 터키 동쪽 지역에서 가난하게 살던 사람들인데, 무슬림이긴한데 종교색이 아주 옅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가령, 독일에 사는 터키계 여자들은 이제 더 이상 히잡을 쓰지 않습니다. 일부 여성분들이 머리카락만 가른 것을 쓰죠. 물론, 여전히 돼지고기는 먹지 않으며, 자기네들끼리 어울려 경향이 있긴 합니다.

 

 

난민 니캅
눈만 내놓고 모두 가린 니캅을 입은 난민들이 저희 작은 동네를 걸어다니는 걸 보았을 때,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오만 생각이 다 났어요.

 

 

그런데, 새로 밀려 들어온 2~3백만 명의 시리아/아프가니스탄 쪽 난민들이 처음 독일에 물밀듯이 들어왔을 때를 저는 기억합니다. 저희 가족이 사는 작은 도시, 동네 축구장들이 모여있는 곳의 한 실내 스포츠센터 건물에 난민들이 들어와 살더니, 이내 길거리에 눈만 내놓고 검은 천으로 다 가린 니캅 같은 히잡을 쓴 여자들이 보이는 거예요. 그들이 마트에서 물건도 사곤 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죠. 그 생경한 풍경은 독일 사람들이나 저 같은 외국인 모두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은 그런 사람들이 더 이상 보이지는 않습니다. 왜 안 보이는지 모르겠네요.

한국에서는 독일이 왜 무슬림 난민을 그렇게 많이 적극적으로 받는지, 도대체 이해 못 하시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안정된 독일 사회가 술렁이는 것이 걱정이 됐었습니다. 과연, 번에도 그들을 독일인으로 녹여낼 수 있을까 하고요.

메르켈 정부가 그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 위에서 언급드렸던, 돈, 돈 때문입니다.

독일 젊은 인구가 갈수록 줄고, 아이를 낳지 않으며, 은퇴하는 노령인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연금 고갈을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들 노동자들을 받아들여 그들이 노동자가 되면 세금도 내고 연금기금이 더 안정되는 것이죠. 거기다, 그들이 들어와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해야 경제가 지탱되는 측면도 있어요. 이 때문에 구 동독 지역 사람들의 저항이나 반감이 정말 심했죠. 자기들 일자리가 위협받고 임금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에요. 이 국민연금 고갈 이슈는 한국에는 앞으로 계속해서 큰 사회적 이슈가 될 겁니다.​

 

 


프랑크푸르트나 뒤셀도르프와 같이 국제적인 도시에 한국 이민자 가정이 정착하게 되면, 이민자 외국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일반적인 독일인들도 상당히 개방적인 면을 보여주죠. 그래서, 저희가 살기에 좀 더 편하다고 할까요? 그런 면이 있죠.

반면, 한인들이 가장 밀집해서 사는 프랑크푸르트 부근 도시에 주거하게 되면, 많은 한인들과 가까이 지내게 되는데, 부모님들은 좋겠지만, 아이들은 학교에 한국인 아이들이 여럿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다니면서 독일인 친구들을 많이 못 사귀게 되고, 독일 친구들 커뮤니티에 동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문제가 가끔 생겨요. 이런 점은 정착지 결정하는데 참고하시는 게 좋겠다 생각되네요.

반면, 저같이 시골에 살게 되면, 무식한 독일인들의 궁금증 가득한 눈빛을 자주 받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잘 아시기 어려우실 거예요. 주로 노인들이나, 교육 수준이 낮은 동구 출신, 터키 출신 애들이 오히려 그런 눈빛을 줍니다. 그게 참 힘들게 하죠. 큰 국제화된 도시에 살면 이런 경우는 거의 없어요. 요즈음에는 워낙 중국인들을 위시한 아시아인들이 많으니까요. 특이하게, 뒤셀도르프 지역에는 일본인 인구가 많습니다. 역사적인 이유가 물론 있죠. 요건 나중에 포스팅 갑니다.

아무튼, 독일에 장기 거주하게 되는 한인들이 꾸준히 겪게 되는 작은 일상 중의 하나가, 여기서 소수민족으로 그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얼굴로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겪게 되는 이런 시선들입니다. 그리고, 가끔 뉴스에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폭력이 발생해서 사고가 난 뉴스가 뜨면 또 기분이 잠시 우울해지죠.

이런 사소한 시선들에 맘고생을 많이 하시고, 마음에 많이 담아 두시는 분들은 이민 온 것을 후회하시게 되고, 하는 일이나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게 되면, 심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시기도 합니다.

이민을 계획하신다면, 단기간에 쫓기는 심정으로, 혹은 한국의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결정하시면 안 되고요, 1~2년 시간을 갖고 고민도 하시고, 고민 중간에 그 나라를 방문해서 한 달 이상 살아보신다든지, 혹은 가족 중, 한 명이 먼저 가서 6개월 단기 체류해본다든지 하는 등의 완전 이민 결정 이전에 실제 체류해서 생활해 볼 것을 적극 권해드려요. 아이들 방학 때, 나머지 가족들이 잠시 건너와서 같이 지내보시구요.

현실은 여러분이 글자나 영상으로 정보를 얻는 것과 전혀 다를 수 있죠. 모든 인간은 다르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정착한 독일이 나에게는 천국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옥일 수 있어요.

긴 글에서 언급한 인종, 종교의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는 별도로, 매일 출근할 곳이 있는 아빠에게 워라밸 여건을 제공하고, 자식들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안겨주지 않는 독일은 이민 천국일 수 있어요. 그러나, 홀로 고독 속에 살아야 될지도 모르는 엄마에겐 지옥같이 느껴질 있어요.

 

가족이 모두 노력하고 대화하고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해야만 독일이 당신의 이민 천국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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