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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독일 교육

독일 교육, 실제 이민자의 부정적 견해와 논박1

by 댄초이 2021. 3. 8.

독일 교육 논박

한국분들이 독일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사안 중에 가장 큰 부문은 아마도 교육분야일 겁니다. 

 

독일에 저와 비슷한 시기에 이민 오신 어떤 분의 블로그 글을 접했었는데, 그분의 글에 많은 분들이 동조하는 것을 보고, 다른 의견을 가진 저 같은 경험자의 반박글도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총 10가지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서 글을 써 놓으셨는데, 저의 반박을 함께 여기에 써 드립니다. 여러분이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좋은 참고가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독일이 교육에 대한 정답을 가진 나라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한국보다는 더 괜찮은 시스템을 가진 나라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고, 저 또한 독일의 힘이 교육에서 온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분은 총 10가지의 독일 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팩트를 적으셨고, 제가 이에 대해 완전히 다른 견해 혹은 동조의 글을 적었습니다.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글이 길어, 5가지만 우선 적고, 내일 추가 5가지에 대한 내용을 적겠습니다.

 

그분의 글은 '주장'으로 처리했고, 저의 글은 '반박'으로 처리했습니다. 

 

 

 


1. 학년제

**주장: 초등 4년, 중고등 8~9년. 초등 4학년 성적으로 인문계(김나지움)와 실업계를 나눕니다. 10~30%만 인문계 진학 


특별히 좋다 나쁘다는 멘트 없이 현 제도를 적어놓으셨습니다. 한국은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인데, 독일은 초등 4년, 중고등 합쳐서 8~9년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초등 4학년 때 인문계와 실업계로 갈리는 부분에 대해서 불만이라고 하신 것 같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갈린다는 불만입니다. 


**반박: 현재 인문계 진학률은 30%를 약간 상회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시험이 있는 게 아니라, 담임 선생님의 평가와 학부모와의 협의로 정해집니다. 학부모가 강력히 원하면 김나지움에 진학 가능합니다만, 일부 완강한 선생님들도 있을 수 있고, 정말 가끔 인종차별적인 성향을 가진 선생님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인문계 진학이 좋고, 실업계(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게잠트슐레) 진학은 인생 실패자라는 오명이 있거나 하는 그런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 아닙니다. 선생님은 학생이 능력에 비해 인문계의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 판단하여 실업계 진학을 권하는 거이고, 실업계 졸업 후, 독일만의 마이스터 제도로 인해 본인만 어느 정도 성실하면 안정적인 수입을 거둘 수 있습니다.

 

인문계 진학이나 실업계 진학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글 쓴이는 인문계를 진학해야 승자라는 마음이 기본으로 깔리신 걸로 보입니다. 

 

초등 4학년 때 판별하는 것이 조금 이르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현실적으로 한국인 가정 부모들은 아이를 되도록 인문계로 진학시키려는 경향이 강한 것은 사실입니다. 

 


 

2. 김나지움(인문계) 학업 어려움

**주장: 인문계 고등학교만 종업하면 대학은 그냥 들어간다고? 맞다. 하지만, 못하는 아이를 끌고 가는 게 아니다. 끝까지 살아남은 아이들이 대학을 가는 것이다. 매년 유급이 발생하며 내신을 위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실업계를 간다.


**반박: 제 생각에 일부의 이야기를 일반화해서 이야기 하셨습니다.

 

김나지움 5~12학년 아이들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유급해서 1년 더 다니거나, 아예 실업계 학교로 이동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학생은 30명 남짓한 한 반에서 매해 1명 정도 발생할까 말까 합니다. 

 

독일 교육은 한국과 달리 전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팀 과제도 많이 주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시스템에 적응을 잘 못하고 학업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은 그 아이의 행복을 위해 실업계로 가거나, 1년 더 유급을 시키기도 합니다. 

 

주장하신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제 아이 학교를 보면 5학년 김나지움 입학하는 학생이 대략 5 학급에 120~130명이고, 12학년 졸업할 때 110~120명 정도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2학년 졸업생들의 5학년 입학 당시 실제 학생 수는 알 수 없어서 정확한 비교라고 할 수 없지만, 제 경험으로는 많은 아이들은 해당사항이 없는 경우입니다. 

 

한국에 비하면 학업스트레스는 논할 가치도 없는 낮은 수준입니다. 

 

 


3. 사교육, 학업 스트레스

 

**주장: 사교육이 없다. 그러나, 수업 시간에 집중하느라 매시간 초주검이 되는 걸 알아요? 일례로 고2 학생은 과목당 3시간 동안 쓰기 시험과 구술시험을 봅니다. 


**반박: 수업시간에 초주검이 된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량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주검이라는 단어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수업 진도도 한국보다 느리고, 일방적인 교육보다는 팀 교육, 토론식 교육을 즐기는데 초주검이 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언어를 알아듣는데 특별히 힘들지 않다면 한국 아이들은 대체로 덜 똑똑한 독일 아이들보다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인 평균 IQ가 105~106이고, 독일인은 95~99 정도인 지표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테스트 중에 작문과 구술시험이 있는 과목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학입시와 같은 방식이기도 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필요한 능력이기 때문에 학교 시험도 이런 식으로 합니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다 온 아이는 힘겨워 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레 능동적인 학습 참여를 요구하기 때문이죠. 

 

 

 


 

4. 독일 공교육 느슨함?

**주장: 독일의 공교육. 부족한 선생님과 많은 숙제. 시험이 내일모레인데 오늘도 결강?


**반박: 선생님이 부족한 것 사실입니다. 대신 아이들이 관련학과를 졸업해서 선생님 되는 것은 한국같이 치열하지 않습니다. 좋은 임용 기회가 됩니다. 부족하다고는 하는데, 한 반에 25~30명 아이가 있는 정도이니 딱히 많이 부족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많은 숙제를 지적하셨는데, 학교마다 숙제가 많은 곳이 있고 좀 덜한 곳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숙제 이외에 공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숙제만 하면 학업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혼자 더 공부할 필요도 크게 없습니다. 제 아이의 경우, 매일 숙제를 하지도 않고 1주일에 2~3일, 30분 내지 길어야 1시간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이 내주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험이 내일모레인데, 오늘도 결강이라고 하셨는데, 결강과 시험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같은 조건인 셈입니다.


독일의 회사원들은 조금만 감기 증상이 보이면 회사에 오지 않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단서 끊고 1주일 집에서 쉽니다. 선생님도 노동자이기 때문에 같은 상황입니다.

 

그들의 마인드는 이렇습니다. 선생님이나 회사원이 감기 증상이 있는데, 무리하게 회사를 나와서 감기 바이러스를 퍼트리면 학교나 회사에 더 큰 손해를 끼치기 때문에 집에서 쉬는 것이 낫다. 선생님의 결강도 그런 의미입니다. 물론, 이를 악용하는 일부 나쁜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회사 가기 싫어 병원 가서 어떻게든 진단서 끊고서 자주 회사에 결근하는 사람들이 독일에는 있습니다.

 


5. 수업 발표, 팀 과제

**주장: 발표, 발표, 또 발표. 팀 과제. 매 시간 발표 횟수를 꼼꼼하게 적는 선생님. 팀은 너희들이 알아서 짜!

 

**반박: 이게 왜 독일 시스템이 욕을 먹을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주 이상적인 시스템입니다. 

모든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가 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나섰을 때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것입니다. 

 

학생이 지식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거나, 암기가 충분치 않더라도 수업에 참여 잘하고,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면 그 학생은 더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매 시간 발표 횟수를 꼼꼼하게 적는 선생님이라고 하셨는데, 일부 그런 선생님도 있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팀은 너희들이 알아서 짜라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팀을 짜고 할 일을 나눠서 발표 주제를 정하고 준비하고 하는 것은 모두 자연스러운 겁니다. 

 


같은 상황을 놓고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이민 온 가정의 아이가 어릴수록 적응에 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중2~중3의 나이에 독일에 온 다면, 우선 어학을 위해 1년 낮은 학급으로 시작하라고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학교는 다녀야 어학 수준도 올라가고 친구도 사귈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거나 적다고 따돌림을 당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소극적이고 소심한 아이일수록 적응에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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