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독일 교육

덧셈 뺄셈의 혁명

by 댄초이 2021. 2. 24.

덧셈 뺄셈의 방식

간단한 덧셈 뺄셈에 혁명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혁명적인 변화라고 할 만한 방식이 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부터 하던 이 방법을 터득하시면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숫자 스트레스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자연스럽게 하던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무도 이렇게 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들도 이렇게 계산하시는 분들을 뵌 적이 없습니다.  

 

 


한국인에게 영어 말하기가 왜 어려운가?

영어 말하기 울렁증 가지신 분들 많으시죠? 혹시나, 외국인이 길 가다 말을 걸 때, 도망 가보신 경험 있으신가요? 

왜 우리는 십 년 넘게 영어를 배웠는데 이 모양인지 제가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영어의 어순이 한국어와 완벽히 정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간다'를 영어로 표현하면 'I go home after class'가 됩니다.

이 영어 문장을 한글로 그대로 나열해보면, '나는, 간다, 집에, 후에, 학교 수업' 이렇게 됩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문장/뜻/의도를 외국인에게 전하기 위해서, 우리는 제일 먼저 한국어 문장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각각의 영어 단어를 생각하고 단어들을 어순에 맞게 나열해야 되기 때문에 말하기는 제일 오르기 힘든 고지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훈련은 나중에 따로 기회가 되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제가 덧셈 뺄셈 이야기하다 왜 갑자기 영어 말하기를 언급했는지 궁금하시죠? 그 이유는 '순서 변경'에 있습니다.  

 

영어 어순의 변경 자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독해할 때, 직독 하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그렇게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고요. 즉, 우리말과 전혀 다른 영어의 어순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자, 이제 숫자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방점은 순서 변경에 있습니다. 아직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죠?   


일반적인 덧셈 방법

여기 하나의 산수 문제가 있습니다. 

 

148 + 175 =

 

여러분들, 위 덧셈을 눈으로 보고 답을 입으로 바로 말할 수 있으신가요? 아니면, 연필로 쓰셔야 하나요? 대체로 연필로 푸셔야 하실 겁니다.  보통 아래와 같이 풀이하실 겁니다. 

 

1. 일자리는 8+5=13 이니까, 일의 자리는 3이고, 십의 자리로 1을 올려줍니다.

2. 십자리는 4+7=11, 일의 자리에서 1이 올라왔으니, 11+1=12, 즉 십의 자리는 2가 되고, 1을 백의 자리로 올립니다.  

3. 백자리는 1+1=2, 십의 자리에서 1일 올라왔으니, 2+1=3, 즉 백의 자리는 3이 됩니다.

4. 합치면 323이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연필로 답을 쓴다면 대개 일자리, 십 자리, 백자리 순서로 씁니다.  

 

즉, 여러분은 일의 자리부터 계산하고, 십 자리, 마지막에 제일 높은 자리인 백자리의 숫자를 계산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이런 식으로 계산한다면, 여러분은 손으로 정답을 다 쓴 후에, 입으로 말하실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제가 쓰는 덧셈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그리고 혁명적인 덧셈 방법

저는 여러분과 반대로 계산합니다. 

 

한 가지 중요한 팩트가 있습니다. 우리가 숫자를 읽을 때는 높은 자리의 숫자부터 읽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계산할 때, 낮은 자리의 숫자부터 계산합니다.

 

이것은 위에 영어 어순을 예로 든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방식입니다. 대다수의 여러분들은 입으로 읽는 순서대로 계산하지 않고, 낮은 자리, 즉 뒤의 자리 숫자부터 계산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문제는 단순하지만 명쾌합니다. 제일 먼저 계산하는 일의 자리 숫자 정답을 알게 되더라도, 바로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백의 자리와 십의 자리 정답을 알고 난 뒤에 마지막에 말해야 합니다. 즉, 당신의 뇌가 일의 자리와 십의 자리의 정답을 잠시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뇌의 스트레스입니다. 물론, 필기구로 쓴다면 기억할 필요는 없겠지만, 당장 볼펜이 없어 암산을 해야 한다면 머리가 살짝 아프고 헷갈리기 십상입니다. 

 

제가 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148 + 175 =

 

1. 백자리는 1+1=2. 최종 정답은 2 이거나 3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재빨리 십 자리를 눈으로 봅니다.

 

2. 십자리는 4+7=11. 십 자리에서 1이 백의 자리로 올라가는군요. 그럼, 백자리는 3 확정입니다. 3을 바로 말할 수 있습니다. 십 자리는 1이거나 2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일자리를 봅니다. 

 

3. 일자리는 8+5=13, 일의 자리에서 1이 십의 자리로 올라가야 되는군요. 즉, 십 자리는 1, 2 중에 2가 됩니다. 입으로 십의 자리 2를 말합니다. 곧이어 일의 자리 3도 바로 연이어 말할 수 있습니다.

 

큰 자리인 백자리부터 계산하게 되면, 십 자리를 보면서 백자리 정답을 입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말하는 순서(백->십->일)대로 계산해서 알게 된 숫자를 기억할 필요 없이 입으로 바로 말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하면,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속도가 30~50% 정도 빠르다. 
  • 암산이 가능하다
  • 단기 암기해야 되는 뇌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물론, 뺄셈도 같은 방법으로 높은 자리부터 계산합니다.


 

 

실생활 적용 예

여러분들이 어릴 때 배운 덧셈을 계산하는 순서는 낮은 자리부터 계산해서 큰 자리를 계산합니다. 

 

저는 숫자를 알고 나서부터 스스로 높은 자리부터 암산했습니다. 눈으로 보면서 바로 입으로 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계산이 유난히 빠른 점은 인정합니다만, 여러분도 제 방법으로 해보시고 적응되신다면, 일상생활에서 소소한 편리함을 느낄 기회가 찾아올 겁니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어떤 가게에서 대략 2천 몇백 원 하는 물건 하나를 3개 샀다고 칩시다.

이때, 백 원 단위나 십원 단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제일 큰 자리 숫자입니다.

바코드 스캐너로 계산하는 경우에도 세일 품목 같은 제품의 경우, 원 가격으로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 물건 가격의 제일 앞자리 숫자만 알고 있으면, 지불해야 되는 금액이 대략 7천 원 내외 정도 된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습니다. 백의 자리 숫자까지 감안하실 수 있다면 정확도는 더 올라갑니다.

 

이때, 30% 세일 가격이 적용되지 않아 세일전 가격인 3,500원이 스캐너에 읽힌다면, 점원은 10,500원을 지불하라고 친절하게 말할 겁니다. 이때, 아마 여러분 중, 70% 이상은 그냥 돈 내고 나오실 겁니다.  

 

그러나, 큰 자리 숫자부터 계산하는 습관이 있으신 분은 직감적으로 합계 금액이 틀린 것을 알아차릴 가능성이 더 큽니다. 물론, 낮은 자리부터 계산하시는 분이라고 해서 못 알아차린다는 것은 아닙니다. 


맺음말

산수를 증오하셨던 분이라면 제 글을 보기도 싫으시겠지만, 호기심이 있으셔서 여기까지 따라오신 분이라면 한 번 시도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원래부터 저와 같은 방법으로 계산을 하신 분이라거나, 그렇게 하는 사람을 봤다거나, 제 방법대로 한 번 해보니 더 어렵다거나, 혹은 더 쉬워졌다거나, 혹은 아예 시도도 하기 싫다거나 하는 댓글 남겨주시면 정말 기분 좋겠습니다. 

 

사실, 제 가족에게 이 방법을 한번 시도해봤었는데, 그들은 골치 아프다며 배우기를 거절했습니다. 여러분도 그러하신가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