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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한국축구가 독일축구를 절대 이길 수 없는 이유, 유소년 축구 시스템

by 댄초이 2021. 1. 26.

 

한국축구가 독일축구를 절대 이길 수 없는 이유, 유소년 축구 시스템

한국인들이 개인적으로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라고 한다면,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을 키운다든지, 조깅, 걷기, 등산, 사이클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반면에, 넓은 장소와 함께 할 파트너가 필요한  축구, 야구, 농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과 무술 운동인 태권도, 유도, 검도 등은 개인이 시간을 내서 꾸준히 클럽에 가입해서 다녀야 되는데, 먹고살기 바쁜 한국에서 이런 취미를 가지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렇더라도,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30대 이후 분들은 운동 하나씩 꾸준히 하시는 게 좋겠죠?

독일인들의 경우, 조깅, 사이클, 탁구, 승마, 테니스, 배드민턴을 많이 하고, 의외로 핸드볼도 상당히 즐깁니다.

 

유럽에서 거의 유일하게 핸드볼 프로팀들이 있고 세계 유명 선수들이 죄다 모여서 리그 경기를 하는 곳이 독일 핸드볼 분데스리가죠. 과거 한국의 윤경신 선수가 진출하여 레전드 기록을 쌓았죠.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는 인기 스포츠가 아니라 크게 조명 받지 못했지만, 독일에서는 메시급 선수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은퇴했으니, 마라도나라급 이라고 해야겠네요. 

탁구도 마찬가지로 전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프로리그가 있어서 중국선수를 제외한 전세계 탑 랭커들이 뛰고 있죠.


이런 생활 스포츠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물론 축구입니다. 독보적인 인기입니다.

 

프로로 분류되는 분데스리가 1부, 2부, 3부를 비롯해 4~6부의 세미프로아마추어 리그로 구성되는데, 즉 각 도시마다, 또는 도시가 크면 그 안에 여러 팀들이 각 리그에 속해 있습니다.

유소년리그는 특별하게 프로팀 산하 유소년 팀들을 칭하는 게 아니라, 이 또한 전국의 수 많은 어린이 팀들이 뛰고 있고,

그 안에서 레벨별 리그를 나누어서 진행됩니다.

한국에서 축구 유학 오는 아이들이 요즘 부쩍 많이 늘었죠. 최근에 코로나로 많이들 돌아갔다고 들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독일 와서 유소년 팀에 들어갈 때, 처음에 어떤 팀으로 들어가는지가 참 중요할 거 같아요.

사실상 1,2부 리그 프로팀 산하 유소년 팀에 들어가야 축구선수로서 장래가 좀 보일 텐데.


독일 유소년 축구 환경을 한 번 살펴볼께요.

한국과는 뭐 하늘과 땅 차이에요. 독일에서 유소년 축구 환경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주말리그
만7세 주말리그(토요일). 벌써 축구경력 평균 3년

첫째, 각 동네마다 축구 잔디구장이 여럿 있습니다.

저희 도시(농촌?)은 인구 2만 정도 되는데, 도시 중심부 약간 외곽에 큰 체육시설이 있는데, 거기에 400미터 트랙이 포함된 축구장 1개, 잔디구장 2개, 연습용 잔디구장 1개, 잔디 없는 구장 1개, 실내구장(기계체조, 샤워, 유도/가라데 등, 핸드볼/배구장)이 있습니다. 축구 관련 시설만 이렇습니다. 

겨우 2만 사는 동네인데 말이죠. 만약, 뒤셀도르프같이 인구 60만 정도의 도시라면, 이런 축구장이 모인 스포츠 단지만 10~20군데가 넘을 거라고 봅니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까운데 가면 됩니다.

 

지역리그
지역리그(5~6부) 홈경기에 선수들이 홈팀 도시의 어린이들과 손잡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6부 경기도 프로경기와 같은 방식으로 경기합니다. 진지하고요, 심판도 심판복 입고하고, 그 진지함에 헛웃음이 저는 나왔었는데, 실제 경기를 프로경기하듯이 잘 짜인 패스 축구를 하는 것을 보고 경탄해 마지않았었네요. 

둘째, 동네 남자 어린아이들 중, 절반 이상은 만 4~6세부터 클럽에서 축구를 시작합니다.

즉, 독일의 모든 남자 인간들과 소수의 여자 인간들은 축구에 재능이 있는지 어릴 때 부터 100% 검증 가능합니다.

일주일에 보통 2번, 한 번에 1시간~1시간 반 운동을 재미있게 합니다.  각 연령별로 저희 동네에는 2~3개 팀이 있습니다. 즉, 각 연령별로 30~50명이 축구를 하는데,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김나지움 등)에 가면 또 학년별로 축구팀이 따로 있습니다. 운동이 싫거나, 공놀이를 싫어하는 아이들 빼고, 가능한 모든 독일 아이들이 일단 축구공을 만지는 환경에 있는 거죠.

셋째, 축구장의 잔디가 사시사철 푸릅니다.

겨울 축구장
2013년 2월 23일 토요일 10시 반, 영하 3도, 2005년생(만 7~8세) 아이들의 축구 주말 리그전. 그라운드가 얼어서 공이 통통 튀는데도 불구하고 축구하는 아이들. 제가 이걸 보고, 독일 애들 미쳤다고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아이들은 유니폼 위에 축구 잠바를 입고, 장갑을 끼고, 머리에 비니를 쓰고 축구했어요. 

한국에서는 겨울이 되면 잔디가 누렇게 뜨고 얼고 해서 관리가 참 어렵지만, 독일 잔디는 겨울에도 파릇파릇합니다.

신기해요. 자동으로 물 주는 시설도 다 갖춰져 있고요. 

 

넷째, 비용이 거의 안 듭니다.

코치는 대부분 일반 어른들이 단기 코칭 교육을  자발적으로 받고 무보수로 일합니다. 회사를 마치고 오후 4~5시부터 1주일에 두 번씩  아아들을 트레이닝 시키고, 토요일 리그 경기에 아이들을 인솔해서 학부모들과 함께 축구 홈경기 혹은 원정 경기를 치릅니다. 모든 나이대의 아이들이 말이죠. 

 

저는 제 아이가 축구할 때, 한 달에 5유로 정도 냈습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코치에게 주는 돈도 아니고, 1년에 한 두번씩 아이들과 부모들의 캠핑에 드는 비용에 보탠다고 하네요. 코칭에 들어가는 비용은 없고, 그냥 키가 크면서 유니폼을 새로 맞춘다든가 하는 거 밖에 없어요. 

 

축구 캠프
여름 방학을 맞아, 축구 클럽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몽샤우(Monchau)의 옛 성을 개조한 숙소에서 1박2일

 

정말 생활 스포츠죠. 돈 안 들고 모두 즐겁고, 가난한 집 아이나, 부잣집 아이거나 상관없죠. 한국과 너무 다르죠?

그야말로 축구에 관해서 만큼은 천국입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하는 아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관심이 멀어지거나, 다른 운동을 시작하면서 축구에서 하나씩 떨어져 나갑니다. 

이런 어린이 축구팀은 잘하든 못하든 성적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축구를 잘 하지 못해도, 스스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한, 계속 다닙니다. 한국 같으면 아이가 팀의 경기력에 마이너스가 되고, 개선이 안 된다면, 부모나 아이나 위축되어 그만두게 될텐데. 그런 일은 없습니다.

저희 아이가 속했던 팀원 13~14명 아이들 중에, 3~4명은 정말로 축구나 스포츠에 재능이 없는 아이들이있어요.

그래도, 5살에 시작한 운동을 10살 이후까지 아이가 하기 싫다고 할 때 까지 용기를 북돋으며 다니게 해줍니다.

주위 어른이나 친구들도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지, 경기에 지거나, 큰 실수를 해도 누구를 탓하지 않습니다. 단, 시합 중에는 코치가 소리도 지르고, 다그치기도 하고 혼도 냅니다. 경기 끝나면 칭찬해 줍니다. 

만약에 어떤 아이가 다른 아이를 비난하거나, 밀치거나 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 아이는 코치와 부모로부터 엄청난 아주 무시무시한 훈육을 듣게 됩니다. 평소에 다정한 코치와 부모지만, 이 때 만큼은 돌변합니다. 여기 독일에서는 아이들끼리 때리고 싸우는 일은 거의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모들이 질색을 합니다. 사람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런 문화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단, 예외가 있다면 터키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입니다. 이 부분은 조심스런 부분이라 나중에 따로 한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코치도 아이를 축구 실력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코치 자신도 직업으로서 코칭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에게 축구의 즐거움을 주려고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축구를 직업으로 가질 가능성이 없을 뿐더러, 이러한 활동을 생활 스포츠로 바라보기 때문에, 아이 하나하나가 즐겁게 운동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이게 제가 내심 무척 존경하는 독일인들의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주말 축구 시합할 때  관중으로 지켜보는 부모님들과 코치들의 반응은 정말 인상적이죠. 아이들이 한참 밀리게 지고 있더라도, 하프타임이나 끝나고 들어왔을 때, 아이들을 박수로서 맞이하고, 잘했다고 칭찬하곤 합니다. 0-10으로 지도라도 그렇게 합니다.

저는 처음에 대뜸 제 아이한테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했는데, 나중에는 뜨악해서 독일 부모들 하는 대로 했습니다. 제가 많이 배웠죠. 아이들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아이들이 축구 선수로 클 것도 아닌데, 굳이 이기려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많은 조언을 해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웠죠.

제가 정말 지독한 경쟁사회 출신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던 순간들입니다.

 

구호 외치기

 


축구선수를 길러내는 독일의 시스템은  축구 잘하는 아이를 저인망 식으로 거르고 걸러서 마침내 그중에 군계일학인 아이들만 분데스리가 1~2부에서 직업선수가 되는 것이죠.

제 생각에 공부해서 서울대 가는 것보다 독일에서 축구 프로 1부 리그에서 뛰는 직업선수 되는 것이 확률적으로 더 힘들다고 생각해요. 독일에서는 전국의 모든 아이들을 테스트해서 고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것도 외국출신의 파워 엘리트들이 합세한 곳에서 말이죠.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홀리건 등이 출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축구가 특정 개인의 삶을 완전히 지배하는 것이죠. 다른 유럽 나라인 이태리, 스페인, 프랑스, 영국도 비슷한 환경인데, 한국 축구가 어떻게 그들을 이기거나,  비슷하게 비벼볼 수가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어불성설입니다. 단지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것에 미쳐 있는 사람을 이길 수 없죠. 

어쩌다 비기거나, 어쩌다 독일같은 강팀을 월드컵에서 이길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겼었지만, 확률적으로 말도 안 되는 거죠. 우리 선수들이 미쳤던 거죠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는요.

손흥민이 날고 긴다지만, 전성기 Messi를 능가할 수 없듯이, 축구 인프라가 좋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아직 한국은 직업선수가 되는 아이들 위주의 축구 문화이기 때문에 독일 축구를 이긴다는 건, 글쎄요 무슨 획기적인 변화가 있기 전에는 사실상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독일에 이민 온 한국 가정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축구 클럽에 가입해서 뛰면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습니다.

특별히 너무 약하거나, 부딪히는 거 싫어하지 않는다면, 축구를 잘하지 못해도 동네 축구클럽에 가입하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그런데, 한국 부모들은 아이가 축구에 재능이 별로 없으면 잘 안보내더라고요.

경쟁에서 뒤쳐지는 아이를 부모가 보기 힘든 게 아닌가 합니다.

어른들도 처음 독일에 정착했을 때 그나마 독일 사람들과 편하게 말 붙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아이들이 훈련할 때, 주말에 경기할 때 함께 이동하고 보고하기 때문에 금방 친해지고, 사람들 중에는 영어를 할 줄 아는 학부모가 있기 때문에 쉽게 말을 붙일 수 있죠. 혹은, 개를 키우면 산책을 하루 두 번씩 시켜줘야되는데, 이 또한 독일인들과 쉽게 말 붙이고 안면을 트는 계기가 되겠죠. 다만, 독일인들이 대부분 아주 숫기가 없는 사람들이라 몇 번 만났다고 친구되는 것은 불가능해요.

저의 경우, 제 아이가 다니는 축구 클럽의 코치(=코치도 아이 아빠입니다)가 주도가 되어 아빠들끼리 한 달에 두 번 실내 풋살 경기를 한 2년 정도 했었는데, 독일인들의 축구 실력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저도 공으로 하는 운동은 좀 하는 편인데, 독일 아빠들 7~8명 중, 절반은 개인기며, 패싱력이며, 슈팅력이며, 흐다다 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2~3명의 개발(dog leg)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덜 창피했죠. 한 1년 뛰니까, 저보고 실력 많이 늘었다네요 ㅋㅋ.

아무튼 독일에서의 축구는 삶 그 자체에요. 어른이고 아이고, 부자건 가난하건, 독일인이건 이민자이건 모두 생활 속에서 즐기는,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독일에 이민 온 가정에 남자아이가 있다면, 아이가 학교 다니면서 말 문이 트이는 3~6개월 정도 이후에는 동네 축구 클럽에서 운동을 하게 할 것을 자신 있게 제안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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