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전부일 수도 있는 나라, 독일
독일에서 축구는 정말 할 이야기가 많은데요.
독일인들에게 축구는 삶 그 자체이기도 해요. 어느 정도인지는 이해가 안 되실 거예요 아마.
독일에 살게 되면,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와서 부딪히는 생활 속의 이야기입니다. 오늘 축구 그 첫 번째 시간
간단히 독일 프로축구, 그 무서움을 살짝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선 반가운 얼굴 만나보시죵!!!
친한 지인의 뒤셀도르프 식당에 들렀을 때인데요, 쥔장이 조금 있으면 이청용 선수가 온다고 하더라고요.
2018년 당시에 독일 보쿰에서 뛰고 있었는데, 보쿰이 뒤셀도르프에서 많이 멀지 않은 지역인데, 저녁에 치킨 먹고 싶어서 주문하고 가지러 온 거였어요.
아쉽게도 독일은 배달문화가 이제 막 조금씩 생기고 자리 잡는 중인데, 한국같이 아무거다 다 배달되지도 않죠.
보쿰은 뒤셀에서는 너무 멀어서 배달이 안 되는 지역인데, 한국식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지금은 좀 많이 생겼지만 2018년만 해도 뒤셀도르프에 겨우 두 군데밖에 없었어요.
밖에 차 세워놓고 살포시 들어와서 치킨 가지고 나가려고 하시길래 눈치를 살짝 보다가 사진 좀 찍어주세요 ㅎㅎ 했쬬.
그래서, 제 아들하고 사진도 찍고. 말이 거의 없으시더라고요 이청용 선수.
아무래도 유명인이다 보니 행동을 상당히 조심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공인은 이래서 힘든가 봐요
Soccer 혹은 Football,
국어사전에는 발로 차서 상대방 골대에 공을 넣어 승부를 겨루는 구기 경기라고 되어 있어요.
정말 단순하죠. 아무 데서나 할 수 있고.
축구 게임이라면 FIFA 온라인 게임 많이 생각하실 텐데, 독일은 사진에서 보는 저런 거 직접 많이 해요.
저희 집에도 저거 작은 거 있긴 한데, 지금은 ㅋㅋ 지하실 방치
여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모이면 이 게임을 즐겨하죠. 나름 재미있긴 해요.
순발력이 필요한데, 독일 애들한테 못 당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유럽에서 축구는 그렇게 즐겁기만 한 게 아니죠
절대로!!! 가끔 등골이 정말 오싹 오싹!!
이 축구가 유럽에서는 그냥 스포츠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요.
어떤 역사가는 현대의 축구를 과거의 전쟁에 비유하더군요.
지금 같이 전쟁을 섣불리 할 수 없는 현대에 인간의 파괴 본능, 동물적 지배 욕구 충족을 위해 선택된 것이
축구라는 것이죠.
한국은 해당사항 없지만, 소위 축구 좀 한다는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태리, 포르투갈, 네덜란드, 벨기에 등
서구 유럽국뿐 아니라,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등을 위시한 동구 국가들도 그 경제규모로 인해 자국 리그가 약할 뿐
꾸준히 좋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고, 대부분의 자국리그는 항상 만원 관중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죠.
한국과 같이 국가대표 경기만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니라, 도시의 연고 구단은 그 시민들의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딸 모두의 맹렬한 지지를 받아요.
종교는 바꿀 수 있어도, 지지하는 팀은 절대 못 바꾼다...
이게 상상이 되세요? 그런데, 유럽 친구들은 이 말에 동의해요.
유럽여행을 오시면,
관광지 다니는 것은 낮에 하시고,
저녁에 좋은 식사도 하시고 야경도 보시고 좋지만,
꼭 꼭 해보셔야 하는 게 공연 관람과 축구 경기 관람이에요.
축구 경기는 유명한 팀이든 아니든, 2부 리그 팀이든 간에, 그냥 일정에 맞게 급하게 알아보시고 가셔도 돼요.
경기 전체를 느끼시려면 꼭 30분이나 1시간 전에 도착하셔서 경기장에 들어가세요.
분위기도 느끼고 사람들이 축구에 가지는 열정이 어떤지, 정말 유럽 사람들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다들 흥분해 있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마음을 열고 같이 즐길 거예요.
대신, 원정팀 쪽 좌석표를 사시면 안 돼요. 눈치껏 잘 보고 사세요. 대부분 사각지대 모서리 쪽 자리가 원정팀 응원석입니다. 거기 모여있거든요. 거기서 홈팀 응원하다가는 경기 흐름에 따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저는 경기장에서 이런 훌리건들을 직접 겪어본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2010년 즘인가 뒤셀도르프 중앙역 안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기차역 실내에서 백여 명이 넘어 보이는 젊은 그룹들이 손에 손에 맥주병을 들고 고래고래 노래인지 고함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면서 지나가더라고요.
시민들은 조금 피해서 지나가더군요. 그 행렬 앞뒤로 경찰들이 따라다니고요.
그때 처음 훌리건 비슷한 애들을 봤는데, 제 느낌이, 졸라 무섭다. 꼭 마약 한 애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인기팀, 1부 팀을 안 가려요.
2부 3부 리그 팀에서도 발생하고, 경기장 한쪽 면에, 보통 골키퍼 뒤쪽인데, 거기는 앉는 좌석이 아니고 서서 보는 조금 싼 좌석인데, 열혈팬들이 자리합니다. 가족끼리 가시거나 하면 저기 절대 가시면 안 돼요. 애 울고 난리 납니다.
다음 포스팅 때는 독일의 유소년 축구, 생활 속의 축구 문화, 한국 축구가 과연 독일 축구를 이길 수 있을지,
한국 아이들의 독일 축구 유학과 그들의 미래 등에 대해서 하나씩 올려보겠습니다.
요즘 독일 축구 유학을 정말 많이 나오는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가 좀 있다 들었습니다.
축구선수가 되고자 유학 오고 싶은 유소년 선수와 부모님들께 제가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제 일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에요. 저는 이런 일은 안 합니다. 그 어린 선수들 장래 때문이죠.
제 생각에 괜찮은 진로가 있거든요. 프로 축구선수가 못되더라도요.
위 사진의 2014년 레버쿠젠에서 경기가 있던 날,
손흥민은 골대 한 번 맞추고, 박주호는 정말 안정적인 왼쪽 풀백 역할을 보여줬고, 구자철은 덩치 매우 큰 상대 미드필더한테 두 번이나 몸빵 당해서, 아마 그때 목이며 상체가 거의 박살 났을 거예요.
두 번 쓰러지고는 후반 초반에 바로 교체되어 나갔죠. 위 사진에 구자철, 박주호 선수 보이시죠?
유럽 사는 저희 교포들로서는 유럽에서 뛰는 한국 축구 스타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말씀!
부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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